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최근 가장 큰 각광을 받은 차급이 바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이 차급은 수입차가 국산보다 더 주목을 받는 분야다. 현대자동차가 ‘베라크루즈’를 단종시킨 이후 현대·기아차는 사실상 이 시장에서 손을 놨다. 때문에 대형SUV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수입차를 찾게 됐다.
수입 대형 SUV도 프리미엄차와 대중차 두 가지로 나뉜다. 프리미엄 대형 SUV는 1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런 고급차를 찾는 게 아니라 다인승과 넓은 적재공간이라는 실속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닛산 ‘패스파인더’ 등을 선호한다.
혼다 올 뉴 파일럿을 경기도 분당과 강원도 원주 구간에서 시승했다. 먼저 외관. 그야말로 ‘남자의 차’다. 직선적 디자인 요소가 강조돼 강하고 분명한 느낌을 준다. 차 문을 열고 안을 봤다. 7인승인 타 브랜드 대형 SUV와 달리 8인승이라는 점이 눈에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시트가 모두 3열인데 앞줄부터 2명-3명-3명씩이 앉을 수 있다. 다른 브랜드 차는 맨 뒷자리에 2명이 앉도록 돼 있는데 이 차는 맨 뒷자리에 3명이 앉게 설계됐다. 그럼에도 공간이 넉넉한 편이라 성인 3명이 불편하지 않게 앉을 수 있다. 2열 시트를 버튼으로 접을 수 있어 3열 승객 승하차도 편하다.
주행감과 브레이킹 느낌 모두 부드럽다. 승객 모두의 편안함을 중시한 세팅이라는 게 느껴진다. 편안함과 넉넉함에 특히 신경 쓴 것을 보면 남자의 차가 아니라 ‘아빠의 차’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들 ‘엔진의 혼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 차에 탑재된 가솔린 V6 3.5ℓ 직분사 i-VTEC 엔진은 성능과 신뢰도 면에서 검증받은 엔진이다.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m의 성능을 낸다. 때문에 큰 덩치에 비해 고속도로에서 크루징 능력이 뛰어나다. 시속 120㎞를 2,000rpm 정도에서 정속주행한다. 와인딩로드를 달릴 때는 좌우 흔들림(롤링)이 적었고 핸들링 반응성도 비교적 빨랐다. 무엇보다도 운전할 때 시야가 대단히 시원하다. 창을 크게 만들어 밖이 잘 보이게 하는 것은 혼다의 안전 철학 중 하나라고 한다.
적재공간은 3열과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2,376ℓ의 공간이 나온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감이 안 온다. 그래서 ‘골프채 가방 몇 개’식으로 적재공간을 표현하는 얘기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골프채를 실어봤다. 3열 시트를 접었더니 골프채가 세로로 들어간다. 어지간한 주말 레저라면 짐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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