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사퇴 배경이 된 2013년 하나은행 채용 비리 검사 결과 비리 정황 32건을 추가 확인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13일부터 하나금융 채용비리와 관련한 특별검사를 진행한 결과, 비리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금감원 특검단이 추가로 확인한 채리 비리 정황은 ▲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16건 ▲ 최종면접에서 순위 조작을 통해 남성 특혜 합격 2건 ▲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최종면접 단계에서의 순위 조작 14건이다.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은 은행 내외 주요인사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 105명 중 16명을 특혜 합격시켰다는 의혹이다. 최종 임원면접에서 합격권 내의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합격권 밖의 남성 2명의 순위를 상향 조정해 특혜 합격시킨 정황도 나왔다. 최종면접에서 성별 합격 인원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였을 경우 남성 199명, 여성 30명이 합격했을 상황이었으나, 실제로는 남성 201명과 여성 28명이 합격했다. 인사부장과 팀장, 실무책임자 등이 참석하는 실무회의에서 명문대나 해외 유명대학 등을 우대해 14명을 특혜 합격시키는 등 학교 차별 사례도 추가 적발됐다.
동일한 직무에 남녀 차등채용을 계획적으로 추진한 부분도 적발됐다. 2013년 하반기의 경우 남녀 4:1 비율로 차등 채용하기로 사전에 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서류전형에서 여성 커트라인(서울지역의 경우 600점 만점에 467점)이 남성(419점)에 비해 월등하게 높아졌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정황과 관련해 확보한 증거자료를 검찰에 제공하고 향후 수사에 협조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최흥식 전 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 공채에 응시한 친구 아들을 인사 추천한 의혹이 제기되자 특별검사단을 꾸려 검사를 진행해왔다. 최 전 원장은 의혹을 부인했으나 최 원장이 지인 아들의 이름을 건넨 점과 해당 지원자가 당시 하나은행의 관행에 따라 서류 전형을 무사통과 한 것만으로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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