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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대세 ETF, 코스닥 바이오 거품 주범으로

ETF총액 올 들어서만60% 증가

패시브펀드로 자금 유입 늘면서

부실 바이오 종목 뻥튀기 급증

제2 제3 네이처셀 쇼크 우려도





상장지수펀드(ETF)가 바이오 버블의 주범이 되고 있다. 패시브 상품 특성상 종목이 지수에 편입되면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종목을 사들이며 실적이 없거나 영업이익 연속 적자인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거품을 키운다는 평가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코스닥 시장의 ETF 순자산총액은 4조 4,8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2조 8,507억원)과 비교해 약 60% 증가한 수치다. 연초 코스닥 랠리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코스닥 ETF 투자가 급증했다. 특히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에 1,936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루 기준 사상 최대 자금유입이 나타나기도 했다.

문제는 늘어난 ETF 투자가 코스닥 내 바이오 버블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패시브 펀드인 ETF 자금은 지수에 포함된 시장 상위 종목들의 시가총액 비중에 맞춰 집행되게 되는데, 헬스케어 업종이 시총 상위를 차지한 코스닥 시장에서는 펀더멘털이 부실한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를 뻥튀기하는 역할을 ETF가 맡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급등락으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한 네이처셀(007390)이 ETF 투자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종목이다. 작년 11월 23일 네이처셀이 12월 코스닥150 지수에 편입되며 이전까지 한 주도 사지 않던 기관의 매수세가 대량 유입됐다. 그 결과 주가는 연말 사상 처음 2만원을 돌파했고 올해 초에는 3만원도 넘어섰다. 2월 말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3월 16일 주가는 6만원을 넘기며 치솟았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네이처셀 줄기세포치료제인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허가를 반려한다는 소식에 급락했고 30일 기준 2만 6,850원까지 추락했다. 지수 편입 후 패시브 자금 유입에 임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눈덩이처럼 커졌다가 일시에 폭락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나타난 것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ETF 투자가 대세가 된 현 시장 상황에서 제2, 제3의 네이처셀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패시브 펀드는 지수 비중에 따라 기계적으로 주식을 매매하기 때문에 시장 평가와 관계 없이 특정 종목에 대한 주가 왜곡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ETF 자산총액이 줄어들어야 문제가 해결되는데 현재 시장 흐름과 반대되는 것이어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패시브 펀드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액티브 펀드를 운용하는 증권가 매니저들도 지수 추종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패시브 펀드 투자 증가에 코스닥 상위 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헬스케어 종목들의 주가가 기형적으로 많이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이 과대 평가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안타 증권에 따르면 MSCI 한국 헬스케어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최근 75.8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ETF 순자산총액이 절반 수준이었던 작년 10월(PER 37.5~47.1배) 대비 급등한 것이다. 미국 동종 업종의 PER이 16.2배임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것이기도 하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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