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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2018]"상아탑 틀 깨라"…'π형 인재'로 미래 연다

●Eduvolution for Next Generation

<키워드Ⅱ> 대학혁신·미래 일자리







인공지능(AI)로봇이 인간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상상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다양한 디스토피아적 예측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주장이다. 이에 대해 4차 산업혁명의 옹호론자이자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크러재니치는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실직과 기업의 몰락을 예상하며 두려움에 떨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자동차와 비행기가 처음 등장한 이후를 떠올려보라. 새로운 기업과 직업·일자리가 생겼고 더 많은 기회를 잡지 않았나. AI도 그럴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인류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실업과 그로 인한 불안을 겪어왔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19세기 영국에서는 방직기에 일자리를 잃은 숙련 노동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이들은 기계를 부수고 공장에 불을 지르자는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을 일으켰고 이는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20세기 후반 ‘네오 러다이트 운동(neo luddite movement)’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고개를 들었다. AI가 이미 생활 곳곳으로 스며들기 시작하는 지금도 대규모 실직에 대한 우려는 재연되고 있다.

하지만 21세기에도 그 모든 혼란의 책임을 로봇이나 AI에 돌려야 할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기술은 지금까지 항상 좋은 곳에도, 나쁜 곳에도 사용돼왔다. 그러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생각하지 마라. 대신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사용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앞에 인류가 해야 할 일은 도전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혼란을 최소화하고 새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뿐이라는 메시지다.

오는 5월10일 오후에 진행되는 세션 3과 세션 4에서는 바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혁명과 그에 적합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먼저 ‘기업·사회와 함께하는 대학혁신’이라는 주제로 꾸며진 세션 3에서는 유지수 국민대 총장을 좌장으로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혁신이 고등교육 환경을 어떻게 바꾸고 있으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논의한다. 체험형·프로젝트형 교육의 새 모델로 평가받는 ‘미네르바스쿨’의 켄 로스 아시아 총괄 디렉터가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서 미네르바스쿨의 성과와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강연자는 이현청 한양대 석좌교수 겸 고등교육연구소장으로 ‘4차 산업혁명과 대학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주제로 기존 교육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혁명적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는 캠퍼스가 없는 대학, 책이 없는 도서관, 교수 없는 강의실 등을 미래 대학의 모습으로 예측하면서 대학이 ‘플랫폼’ 역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대학 개혁론자다.

‘미네르바 스쿨’ 켄 로스 디렉터

체험형 교육 새모델 성과 소개



이현청 교수 ‘대학=플랫폼’ 제시

프레이 교수·유웅환 센터장 등

4차산업 일자리 패러다임 강연

기존 대학교육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해온 로스, 그리고 미네르바 스쿨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가진 이 소장과 더불어 박형주 아주대 총장과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가 벌일 강연 후 토론도 기대할 만하다.

세션 4는 ‘AI 시대 일자리의 변화와 평생학습시스템 구축’이라는 주제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고용 시장의 변화상과 이에 걸맞은 인재상을 찾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4차 산업혁명으로 미국 내 일자리 가운데 약 절반이 자동화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일대 파란을 일으킨 칼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마틴스쿨 교수가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다. 그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 주목받는 미래 일자리는 무엇이며 기존 일자리는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한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두 번째 연사로는 유웅환 SK텔레콤 오픈 콜라보센터 센터장이 강단에 올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밝힌다. 유 센터장은 두 가지 이상의 재능을 찾아서 전문성을 키우고 그것을 융합하는 ‘파이(π)형’ 인재의 필요성을 강연할 예정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 인텔에서 10년간 엔지니어로 일한 그는 2011년 귀국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연구소 등에서 시스템 반도체 칩과 미래형 자동차를 연구한 전문가다. 지난해 제19대 대통령선거 기간에는 문재인 캠프의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 4차산업혁명 분과’ 공동위원장으로도 활동했으며 현재는 올해 초 문을 연 SK텔레콤의 창업 지원 센터인 오픈 콜라보센터를 이끌고 있다.

윤여각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강연 후 토론에서는 학계를 대표하는 프레이 교수, 현장 경험이 풍부한 유 센터장과 더불어 우리나라 평생교육 관련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최은옥 교육부 평생미래교육국장이 참여해 미래 일자리에 어울리는 창조적인 리더십 양성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펼친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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