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빅5’의 전체 점포 수가 지난달 처음으로 4만 개를 넘어섰다. 매출도 급성장 하며 최근 3년 간 대형 마트가 3% 오를 때 편의점은 35% 뛰었다. 동네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유통채널이 된 편의점은 택배·출금·세탁 등의 서비스를 넘어 이제는 대형 마트에 갈 필요 없이 장보기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세탁소·카페로 변신한 데 이어 정육점·횟집·노래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편의점 산업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늘어난 점포 수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점포당 매출·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마트 3% 성장할 때 편의점은 35% 성장=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이마트24 등 ‘빅5’의 총 점포 수가 4만 개를 넘어섰다. 3월 말 기준으로 CU가 1만2,735개로 가장 많았고, GS25가 1만 2,635개를 유지했다. 미니스톱은 2,502개, 이마트24는 2,949개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의 3월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2월 기준 9,236개 기준으로 계산해도 4만 147개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는 대형 마트와 슈퍼마켓을 이미 앞서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대형 마트 매출은 2015년 32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33조7,000억 원으로 3.1%, 슈퍼마켓·잡화점도 43조4,000억 원에서 45조4,000억 원으로 4.4% 늘어났다. 반면 편의점은 같은 기간 16조4,000억에서 22조2,000억으로 35.1% 증가했다. 아직 전체 판매액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성장 속도 만큼은 예사롭지 않다.
◇ 생활플랫폼 성장, 수익성은 악화 우려 = 양적 팽창과 함께 서비스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편의점에서 안 파는 것이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대형 마트 기능을 강화하면서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것이 가능할 정도다. 도시락이나 가정간편식(HMR) 역시 1만 원대 프리미엄 제품이나 한우·규동·연어·장어 등 값비싼 재료를 사용하는 등 선택의 폭과 만족도가 커지고 있다. 일부 점포는 공연장이나 스포츠 펍까지 만들어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다.
동시에 그늘도 짙어 지고 있다. 경쟁 심화다. 인구 2,200명당 1개꼴인 일본에 비해, 국내의 경우 1,300명당 1개로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편의점 매출 감소로도 드러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점포당 매출은 지난해 2월 첫 마이너스 성장(-3.5%)를 기록한 이래, 올해 1월까지 매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과포화됐다는 우려가 많지만 1~2인 가구를 넘어 3~4인 가구로 타깃을 넓히고, 고객들이 좀 더 오래 머물도록 공간을 개발하고 있어 오히려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의 새 성장동력 찾기가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