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017670) 사장이 지난 6일 발생한 통신 장애와 관련해 ‘나태’ ‘게으름’ ‘무관심’ 등의 용어를 써가며 강력한 혁신을 주문했다. 730만명의 고객에게 피해를 끼친 통신 장애를 초유의 위기로 인식하고 내부 시스템에 경고를 보낸 것이다.
박 사장은 9일 오전 사내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이번 일은 단순한 통신장애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 보라는 경고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2시간 넘도록 장애 복구를 하지 못한 점과 고객에게 제때 알리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품질과 서비스에서 고객의 신뢰를 잃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현재 SKT의 상태를 “지난 30여년간 1등이란 자부심에 취해 너무나 나태했던 우리, 기술의 발전에 기대어 배우기를 게을리했던 우리, 그리고 저건 내 일이 아니라며 무관심했던 우리”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스스로를 반성하고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더 이상 1등으로 남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제와 똑같은 일을 어제와 똑같은 방식으로 하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라며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하루 빨리 혁신해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이 이번 사고에 대해 이처럼 강한 내부 메시지를 던진 것은 최근 5G를 앞두고 이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강 다지기를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총 8개의 고객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하는 등 새로운 이통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에 발생한 통신장애와 관련해 요금제에 따라 고객당 600원에서 최대 7,300원 수준의 피해보상을 해주기로 밝혔으며 총 3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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