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초기판로 지원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공공구매제도가 시행된다. 다수 기업의 경쟁입찰 방식이 아닌 중소기업이 자사 신제품의 시범판매를 자체적으로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MOU)’을 맺고 “혁신창업기업의 판로개척과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구매활성화를 위해 시범구매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한국전력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한국도로공사·한국농어촌공사·한국수자원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 등 6개 공공기관과 조달청이 참석했다.
시범구매 제도는 창업기업 등이 기술개발 신제품의 시범 구매를 신청하면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통해 구매가능 여부를 판정한 후 공공기관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약정한 금액만큼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제도다. 심의위원회에는 구매기관 및 조달청 담당자가 평가위원으로 참여한다.
그 동안 공공기관의 기술개발제품 구매는 납품실적, 업력이 많은 중소기업 위주로 진행돼 왔다. 이 때문에 전체 기술개발제품 중 우수조달인증 비중은 16%에 불과하지만 구매액 비중은 50%에 달했다. 이 제도는 실적과 업력이 뒤처지는 창업기업의 초기 판로지원을 위해 마련됐다. 중기부와 6개 기관이 올해 시범구매 제도를 통해 구매하기로 약정한 기술개발제품의 규모는 총 430억원이다.
중기부는 이달부터 △구매대상 품목 공고 △신청·접수 △신청제품 평가 등의 절차를 진행한 후 8~9월경에는 공공기관이 시범구매 제품에 대한 구매 절차를 진행한다. 또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공공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해 오는 2019년에는 제도 참여기관 및 시범구매 금액 확대를 추진하고 기술개발제품 납품기업 확대와 창업기업의 원활한 참여를 위해 성능인증 제도에 대한 개선도 병행할 계획이다.
홍 장관은 “현재 공공조달시장은 혁신형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한 마중물 역할이 다소 미흡했다”며 “이번에 도입하는 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조달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 참여기업에 대해 투자, 자금, 수출 등을 연계 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일괄 지원체계를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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