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의 고질적 질환 중 하나가 척추통증이다. 척추질환 치료에는 대표적으로 감압, 교정, 회전 등의 의료기기가 쓰이는데 세한엠디테크가 개발한 척추질환 의료기기 ‘Hitrac ROM-800’은 이 세 가지 기능을 한 곳에 모았다. 이 회사는 의학서적 출판, 의료기기 유통 등의 사업을 하던 김명진 대표가 발품을 팔아 기술을 습득하고 직접제조에 나선 다소 특이한 이력의 창업기업이다.
김 대표는 1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디스크나 척추협착증은 감압치료 시술의 효과가 크지만 감압치료 하나로 다양한 척추질환을 치료할 수는 없다”며 “척추가 감압된 상태에서 척추위치 교정, 관절회전운동 등을 동시에 진행할 때 치료효과는 커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제품은 경추(목뼈), 요추(허리뼈) 강압이 가능한데 동시에 두 부위 감압을 유도할 수도 있다”며 “요추(등뼈)의 경우 지속감압과 간헐감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체는 중력의 힘을 받고 있어서 서 있을 때 척추의 뼈마디는 위에서 아래로 눌리게 된다. 이 상태에서 장시간 동일한 자세를 취할 때 척추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디스크, 척추측만증, 척추관 협착증, 일자목 증후군 등 다양한 요통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척추치료 시 감압은 필수적이며 척추를 견인(늘리는 것)해 척추 간 공간을 1~2mm 정도 벌려 놓아야 치료효과가 커진다.
이 제품의 핵심은 흉추 부위에 설치된 로테이션(회전) 기능이다. 정해진 각도로만 기울기가 가능한 일반 제품과 달리 15~25도까지 5도 단위로 각도조절이 가능하다. 치료사 편의를 위해 10분에서 30분까지 5분 단위로 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분당 회전수도 지정할 수 있는 맞춤형 기능도 추가됐다.
김 대표는 “다년 간의 의료기기 유통사업을 하면서 물리치료사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그들이 느끼는 부족한 점을 제품에 탑재하려고 노력했다”며 “조작편이를 위해 터치스크린을 내장했는데 기기오류 시에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고장진단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3가지 기능을 한 곳에 모았지만 대당 가격을 대폭 끌어내렸다. 감압치료기만 해도 일반적 수준 기기가 3,000~4,000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 공급가격이다. 김 대표는 “제품판매를 통해 최소한의 운영비만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잡았고 제품설계단계 때부터 철저하게 생산원가를 결정해놓고 제품을 개발해 공급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며 “이 기기가 필요한 정형외과 의원이나 재활치료센터 등 주요 클라이언트들이 획기적인 가격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올 1월 코엑스에서 열렸던 의료기기 전시회에 처음 제품을 선보였는데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 바이어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며 “올 8월 첫 번째 수출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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