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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DT캡스 인수후 지배구조 절반 줄인다

칼라일그룹, 4개층 두었지만

SKT는 두개 층으로 단순화

"지주회사법 위반 않는 묘수"

이르면 이달말 주식양수도 계약





SK텔레콤(017670)이 중간지주회사 개편을 고려해 ADT캡스 인수 후 지배구조를 기존의 절반으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ADT캡스의 주인이었던 칼라일그룹은 총 4개 층을 두고 ADT캡스를 지배했지만 SK텔레콤은 이를 두 개 층으로 줄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SK텔레콤과 ADT캡스가 각각 들고 있던 자회사는 ADT캡스의 형제회사로 구조가 달라진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손자의 손자회사를 둘 수 없고 손자회사의 자회사는 100%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 지주회사법 규제를 절묘하게 지키면서 ADT캡스를 인수하는 묘수를 내놨다고 평가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DT캡스 매각자인 칼라일그룹과 SK텔레콤-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컨소시엄은 큰 틀의 협의를 마무리 짓고 이르면 이달 말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마무리된 내용은 인수 구조다. 칼라일그룹은 2014년 ADT캡스 지분 100%를 2조원에 인수하면서 자금 차입을 위해 두 개의 SPC를 세워 이를 차주로 금융기관에서 총 1조 7,500억원을 빌렸다. 칼라일-SPC1-SPC2-ADT캡스-캡스텍(자회사)의 지배구조를 만든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는 SK텔레콤이 ADT캡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SK텔레콤-맥쿼리컨소시엄은 ADT캡스를 인수하면서 마찬가지로 1조8,000억원을 차입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SK그룹의 지주사인 ㈜SK의 자회사로 그 밑에 칼라일과 같은 4개의 층을 지배구조를 두게 되면 지주회사법상 손자회사인 SPC1이 SPC2의 지분을 100% 인수해야 한다. 또한 실질적인 인수 대상인 ADT캡스와 그 자회사인 캡스텍은 지주회사법상 손자회사의 자회사 밑으로는 더 자회사를 둘 수 없다는 지주회사법을 위반하게 된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지배구조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SPC 두 개를 합병해 SK텔레콤-SPC-ADT캡스로 구조를 바꾸고 캡스텍 지분을 인수해 ADT캡스의 형제회사로 두기로 결정했다. 물론 기존에 있던 SPC1·SPC2·ADT캡스를 합병한 뒤 인수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 경우 칼라일이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세 회사가 합병할 경우 회계상 차입금이 없던 ADT캡스에 갑자기 1조7,500억원의 차입금이 생기기 때문이다.

투자 회수 방안을 놓고 전략적투자자(SI)인 SK텔레콤과 재무적투자자(FI) 맥쿼리 간 세부 조율도 진행 중이다. 가장 유력한 투자회수 방안인 기업공개(IPO)에 대해 맥쿼리 측은 공모희망가를 정할 때 연간내부수익률(IRR) 6%를 기준으로 제안했다. 너무 높은 가격으로 공모희망가격을 제시했다가 시장의 반응이 싸늘하면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SK텔레콤은 더 높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더 높은 공모가격을 원하고 있다. 이 밖에 맥쿼리 측은 SK텔레콤과 반반씩 지분 투자를 진행하면서 ADT캡스에서 나오는 SK텔레콤 몫의 배당금까지 맥쿼리에 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세부 사항을 계속 조율 중이어서 끝날 때까지는 결과를 가늠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임세원·강도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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