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 일정이 계속 미뤄지던 IHQ(003560)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채권단은 딜라이브 매각에 앞서 몸집을 줄이기 위해 자회사 IHQ 매각을 진행했으나 예상보다 높은 매각가격에 인수후보들이 손사래를 치며 매각 자체가 중단됐다. IHQ 매각이 실패함에 따라 딜라이브 채권단은 권역 분할 매각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12일 IHQ는 “최대주주인 딜라이브가 그동안 검토해오던 지분 매각을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IHQ가 삼일PwC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며 작업에 착수한 지 5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 IHQ는 딜라이브 매각에 앞서 몸집을 줄이기 위해 매각을 진행했다. IHQ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주축이라 딜라이브의 잠재적 인수 후보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을 뿐 아니라 IHQ 매각이 성공할 경우 최소 1,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해 차입금 상환도 일부 가능할 것이라는 목표였다.
IHQ의 예비입찰 단계에서는 중국의 텐센트, 현대백화점(069960),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이 관심을 갖기도 했다. 매각 대상은 딜라이브와 딜라이브강남케이블티브이가 보유한 45%였다. 하지만 인수를 검토하던 후보들이 가격 부담에 매각 의사를 철회했고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에이앤이네트웍스 역시 인수 결국 검토를 중단했다. IHQ는 매각이 발표된 뒤 1,000원대이던 주가가 3,000원대까지 올랐다. 11일 종가 기준 2,670원으로 계산하면 1,740억원 수준이다. 채권단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2,000억원 수준을 기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IHQ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채권단은 딜라이브의 권역을 분할 매각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줄이는 방식을 진행한다. 지난 달 딜라이브는 핵심 권역인 서초 지역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유선방송사인 현대HCN에 335억원에 매각했다. 서초지역의 특성상 주문형비디오(VOD) 구독자가 적기 때문에 가입자당 6,500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권역을 쪼개서 팔 경우 VOD 구독률이 높은 강남·구로 지역이나 금천 지역은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들은 IHQ 내부에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PP사업부에 대한 매력도가 낮아 검토를 중단했다”며 “IHQ 매각은 공시규정에 따라 3개월 뒤에 다시 추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임세원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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