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더 이상 교양이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나 직장인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 생존법이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트렌드를 좇으려면 베스트셀러보다는 신간을 잘 골라서 읽는 게 중요합니다.”
비즈니스·트렌드 전문 ‘독서 큐레이터’로 유명한 이동우콘텐츠연구소의 이동우(44·사진)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직장인들이 쏟아지는 책 가운데 무엇을, 어떻게, 언제 읽어야 할지 조언해주는 활동을 10여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 소장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다는 것은 이미 출간된 지 한 달 이상 지났다는 뜻”이라며 좋은 신간을 추천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의 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준비할 때도 틈틈이 손에 들고 있던 책 ‘노동의 미래(라이언 아벤트 지음)’를 읽어내려갔다. 책에는 밑줄이 여기저기 쳐져 있었다. “일의 80%가 책 읽기입니다. 10권 중 두 권 정도는 ‘이 책은 아니구나’ 하고 내려놓게 되는데 책을 끝까지 봐야 그런 판단도 할 수 있으니까요”
지난해에도 국내에서 7만종 이상의 신간이 쏟아졌다. 그는 수많은 책들을 빠르게는 원고 단계에서부터 고른다. 그는 2004년 창업한 뒤 2008년부터 1주일에 1권, 직장인의 생존 능력을 길러줄 양질의 책을 선정해 리뷰를 이어왔다. 내용 요약에 그치지 않고 ‘팩트체크’를 더해 책의 주제나 맥락을 해설하거나 비판하는 방식이다.
“유명 인물, 유명 출판사가 출판했다고 모두 좋은 책은 아닙니다. 베스트셀러도 마찬가지죠. 저자뿐 아니라 출판사와 편집자, 교열자와 디자이너까지 참고해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책을 고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심한 과정을 거친 탓에 ‘10분 독서’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진 영상 리뷰는 SK·CJ·KT 등 50여개 대기업 사내 교양 플랫폼에서 인기순위 1위에 자주 오르고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도 419개 채널 중 어학·육아채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구독자를 확보했다. 커넥츠북이나 밀리의 서재 등 인기 도서 플랫폼과도 제휴를 맺었다. 그는 “덕분에 책을 읽게 됐다”는 독자들의 반응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 소장은 경제·경영 분야 서적을 10권 이상 쓴 저자이기도 하다. 책을 써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요즘 많은 팬을 지닌 소위 ‘북튜버(유튜브에서 책을 리뷰하는 콘텐츠 제작자)’들과는 다른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 리뷰를 보고 본 책이 별로라면 신뢰가 깨지겠죠. 독자들에게 더 좋은 책을 권할 수 있도록 사명감과 진정성을 갖고 이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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