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와 동시에 완판 사례를 속출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소득 공제뿐 아니라 공모주 우선 배정 등 각종 혜택이 많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벤처펀드를 선택할 때는 운용사의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을 주목해 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42개 자산운용사에서 출시한 65개 코스닥 벤처펀드의 누적 판매액은 6,894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시 첫날인 이달 5일 3.708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6일 3,858억원, 9일 4,831억원, 10일 5,693억원, 11일 6,894억원으로 빠른 속도로 자금이 불어나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후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 기업이 발행한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집행으로 리스크가 큰 만큼 금융당국은 코스닥 벤처펀드에 각종 투자 유인책을 제공했다. 가장 큰 장점으로 공모주 우선 배정이 꼽힌다. 펀드 자산에 공모주 물량을 많이 배정받을수록 양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기관투자가 전체에 기업공개(IPO) 물량의 50%가 배정됐는데 이제부터는 코스닥 벤처펀드에 30%가 우선 배정된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직접 공모주 청약을 하려 해도 절차가 복잡하고 물량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스닥 벤처펀드 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 기업의 평균 수익률은 36.8%를 기록했다.
소득공제 효과도 코스닥 벤처펀드의 장점이다. 1인당 투자금의 최대 3,000만 원에 대해 10%(300만 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펀드를 매수한 시점부터 3년을 채우지 않고 환매하면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 3년 동안 펀드를 보유하고 있을 때 1회에 한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올해 투자한다면 과세연도 기준으로 2018, 2019, 2020년 중 한 해를 선택해 소득공제를 신청하면 된다.
코스닥 벤처펀드 상품에 가입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운용사의 중소형주 투자 실적이다.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유망 벤처기업을 분석하고 선별하는 능력에 수익률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벤처펀드 상품의 운용사별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 해당 운용사의 코스닥 벤처펀드의 미래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코스닥 벤처펀드에 공모펀드와 사모펀드가 나뉘고 둘의 운용 방식에도 차이가 난다. 공모형 펀드는 등급을 책정되지 않은 채권은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편입할 수 있는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 상품) 투자가 제한적이다. 메자닌 발행 기업은 통상적으로 비용 등의 이유로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사모형 펀드는 이런 제약과 무관하게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다. 시장 변동성 위험에 대처하는 방식도 다르다. 사모형 펀드는 시장 급등락 리스크를 선물거래 등으로 헤지하는 반면 공모형 펀드는 특별한 요인이 없다면 시장 방향성을 그대로 추종하는 전략을 쓴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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