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오는 5월 서울 인사동 낙원상가 인근에서 문을 여는 일본 쿠레타케호텔 체인의 ‘호텔 쿠레타케소’의 전단지 홍보 문구다. 일본 현지에서나 볼 수 있는 디자인의 전단에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같은 크기로 병기해 일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오픈 이벤트로 더블·트윈 룸을 사실상 반값인 6만 5,000원에 예약받고 있다.
일본계 비즈니스호텔이 국내 시장에서 소리소문없이 세력을 넓혀 가고 있다. 자국 내 인지도를 앞세워 젊은 일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동남아 관광객, 그리고 내국인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 호텔시장에 일본 호텔의 공습은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3성급 이하 비즈니스호텔들이 긴장하고 있다.
◇ 슬금슬금 늘어나는 일본 호텔들 = 오는 5월 오픈을 앞둔 인사동 ‘호텔 쿠레타케소’는 전형적인 비즈니스호텔이다. 여기에 ‘무인양품’으로 유명한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지(MUJI)도 한국에서 호텔을 선보이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일본 호텔은 국내 시장에 속속 선보이고 있다. 최근 문을 연 ‘소테츠호텔즈 더 스프라지르 서울 명동’도 일본 요코하마를 기반으로 하는 철도회사 소테츠그룹이 운영하는 호텔이다. 한국은행 바로 옆에 있던 ‘골든튤립엠서울호텔’을 리모델링 한 이 호텔은 비즈니스·쇼핑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다. 소테츠는 현재 일본 전역에서 ‘선루트’ 와 ‘소테츠 프레사 인’ 등의 브랜드로 총 82개, 1만 5,000여 객실 이상을 운영 중인 대형 호텔 체인이다. 소테츠는 추가로 도심 위주로 호텔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5년 밀리오레 명동점을 리모델링해 오픈한 ‘르와지르 호텔 서울 명동’은 전 세계 75개 호텔 체인, 일본 내에만 64개 호텔을 보유한 일본계 솔라레호텔&리조트그룹이 운영한다. 4성급 619실을 갖췄다. 일본 호텔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호텔 시장이 포화 되면서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일본 관광객이 꾸준히 방문하는 한국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 이미지·가성비 앞세워 국내 시장 장악 = 일본 비즈니스 호텔의 장점은 이미지와 가성비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개별 관광객들은 일본 특유의 서비스 문화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있어 국내 중소호텔이 일본업체에 대항해 내세울 경쟁력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현재 운영 중인 일본 호텔을 보면 시설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 객실 규모가 작아도 반드시 욕조는 갖추는 일본식 객실이 기본이다. 깔끔한 침구 관리, 간단한 조식 제공 등 일본 관광객이 익숙한 호텔 시설·서비스를 갖췄다. ‘르와지르 호텔 서울 명동’은 4성급 규모로 619실을 갖췄지만 숙박비가 8만~11만 원 수준이라 예약률이 높다. ‘소테츠호텔즈 더 스프라지르 서울 명동’도 주말에는 기본 객실 요금이 16만 원 전후지만 평일에는 9만 원 대에 예약이 가능하다. 2009년 문을 연 ‘토요코 인 동대문’(175실)은 4성급 호텔이지만 평일과 주말 모두 8만 원 내외에 묵을 수 있고, ‘도미인 서울 강남’(3성급 220실)도 11~13만 원 대다.
다른 호텔업계 관계자는 “이들 일본 호텔의 첫 번째 타깃은 한국을 찾는 일본인, 두 번째는 동남아시아 관광객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한국에서도 일본식 서비스와 음식을 원하는 내국인으로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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