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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효과'가 쏘아올린 코스닥, 두 달 만에 900 넘었다

코스닥벤처펀드·KRX 300 등

시장 부양책에 개인 매수 집중

연초 대비 상승률 12.87% '껑충'

마이너스 그친 코스피 압도

이달말 스케일업펀드도 대기

"저평가 중소형주 주목해야"





코스닥지수가 두 달 만에 900을 넘어섰다. 형보다 나은 아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KRX 300에 이어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스케일업펀드까지 시장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 효과가 일단은 성공적이다. 특히 이달 말 3,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스케일업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가 크다.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 등 증시 유관기관이 출시해 만든 스케일업펀드는 과거 단기 증시 부양 효과를 발휘한 증시안정펀드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책지원이 시장에 효과를 나타내며 길목 지키기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코스피 시장 내에서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선취매도 나타나고 있다. 펀더멘털도 안정적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아웃퍼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 효과에 실적 모멘텀이 더해진다면 지난 1월 고점(932.01) 돌파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17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8%(4.33포인트) 오른 901.22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900선을 돌파한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 쇼크에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기 전인 2월2일 이후 처음이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0.15%(3.72포인트) 내린 2,453.77에 마감했다. 연초 대비 상승률을 비교해도 코스닥지수는 12.87% 올라 마이너스 수익률(-0.5%)을 기록한 코스피지수를 압도하고 있다.

17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33포인트(0.48%) 오른 901.22로 장을 마쳤다. 이날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권욱기자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집중 매수세를 보이면서 코스닥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12거래일 중 3거래일을 제외하고 매일 코스닥 시장을 사들이고 있다. 16일까지 순매수 규모도 4,794억원으로 지난달 약 3,000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에 단기간에 자금이 1조원 넘게 몰리는 등 시장의 관심이 코스닥에 쏠리자 개인투자자들이 한발 앞서 코스닥에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은 이달 셀트리온헬스케어(1,202억원) 등 대형주는 물론 JTC(405억원), 바이오리더스(405억원), 텔콘(391억원), 제넥신(378억원) 등 중소형주까지 코스닥 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모습이다. 개인과 함께 외국인이 이달 들어 573억원 순매수하고 있고 기관은 반대로 3,035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코스피 시장은 외국인 매도로 자금유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시장 개방 정책과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편입 이슈에 따라 신흥국 투자 외국인 자금이 이르면 5월부터 중국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국인은 17일 하루에만 유가증권 시장에서 2,761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12거래일 중 8거래일을 코스피 시장에서 팔아치우면서 매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11일·12일 2거래일 동안 6,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가 갑자기 매도세로 돌아서는 등 오락가락하면서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부변수에 휘청이는 코스피를 관망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스케일업펀드 등 정부 정책 호재가 남아 있는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책 방향이 벤처·혁신 기업 투자에 초점임 맞춰져 있는 만큼 중소형주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본질은 시가총액이 큰 특정 종목들의 상승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관련 다수 종목의 주가 상승에 있다”며 “특히 스케일업펀드는 시총 하위 종목 중 저평가된 주식에 선별 투자하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에 중소형주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서는 실적 측면에서도 올해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나을 것으로 컨센서스가 발표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57.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코스피 시장(16.7%)보다 두 배 넘게 실적 전망이 좋은 것이다. 특히 최근 1개월 동안 코스피 시장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이 1.46% 하향된 반면 코스닥 시장은 0.28% 상향 조정됐다. 추가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기대감도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더 큰 상황인 것이다.

정보기술(IT)과 함께 국내 증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바이오 업종의 상승세에 불이 붙는다면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종목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 이날 시장에서는 삼성전자(-0.72%), SK하이닉스(-1.43%) 등 대형 IT주가 하락한 가운데 코스닥 시장의 상위 바이오 종목인 신라젠(1.65%), 바이로메드(2.99%), 에이치엘비(3.94%) 등이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 상승세는 코스닥 시장에 독이 되지만 약도 된다”며 “벤처 펀드 투자가 본격화될수록 코스닥150지수 상위권에 포함된 바이오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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