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나치게 경직된 보안 규제와 데이터 보호 정책들이 신기술들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에스피넬 BSA소프트웨어얼라이언스 회장은 18일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술 변화가 빠른 오늘날에는 법적 유연성이 확보돼야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BSA는 미국 워싱턴DC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 연합체로 소프트웨어 업계의 시장 진입을 막는 규제나 산업 혁신 저해 요소를 해결함으로써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가상현실(VR) 등 업계의 혁신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애플과 아마존웹서비스(AWS), IBM, 어도비, 인텔, 오라클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으며 국내에도 별도의 사무소를 두고 있다.
에스피넬 회장은 이날 최근 진행한 ‘BSA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스코어카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SA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스코어카드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각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수준을 평가해 순위를 매긴 보고서다. △데이터 보호 △보안 △업계 주도의 표준 마련 △자유무역 △지적재산권 △정보기술(IT) 인프라·통신망 구축 등을 포함한 7개 분야에서 24개국의 법률 및 규제 프레임워크를 평가한다.
한국은 전체 조사 대상 24개국 가운데 종합순위 12위를 차지했지만 평가가 진행된 7개 분야에서 상위권과 하위권을 차지한 분야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한국은 IT 인프라·통신망 구축(3위)과 지적재산권(5위)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수준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지만 개인정보보호법(11위)과 보안(15위), 업계 주도의 표준 마련(16) 등의 분야에서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에스피넬 회장은 “한국은 강력한 지적재산권 제도와 높은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춘데다가 지난해에만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가 구성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이뤄지고 있어 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삼기에 유리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 더 빠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보호와 보안, 표준 마련 등에서 개선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규제와 국내 규제의 이중 규제를 해소하고 사전적 규제보다 사후 규제 방식을 채택하라”고 조언했다. 또 표준 마련과 관련해서는 “공인된 연구기관의 국제 인증을 인정하고 추가 비용이 소요되고 인증 내용도 중복되는 별도의 국내 인증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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