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가 서울에 소규모 도심형 매장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기도 광명이나 고양처럼 도심 외곽에 대형매장을 짓는 기존 전략만으로는 구매력이 높은 도시 지역의 소비자를 공략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스페르 브로딘(사진) 이케아그룹 최고경영자(CEO)는 19일 경기도 이케아 고양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현재 이케아는 스웨덴 스톡홀름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새로운 형태의 도심형 매장(City touch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이런 매장을 파일럿 형태로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플래그십 매장(교외형 대형 매장)도 계속 열겠지만, 서울과 같은 복잡한 도시에서도 우리 제품을 더 잘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도시에 거주해 이케아 매장을 오기 어려운 소비자를 위한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케아그룹은 지주회사인 인터이케아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이케아의 판매 채널을 소유·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405개 매장 가운데 350개가 이케아 그룹 소속이다. 브로딘 회장은 지난해 이케아그룹 CEO로 취임했으며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 자리를 함께한 안드레 슈미칼 이케아 코리아 대표는 도심형 매장의 구체적인 형태에 대해 “이케아가 4년 전 한국에 진출하며 도심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팝업 스토어를 운영해왔다”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런 팝업스토어 개념을 발전시켜 접점을 늘려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심형 매장 계획이 현 정부의 복합쇼핑몰·전문매장 규제 방침의 영향을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 “법이나 규제에 대한 대응책이 아니라 소비자 중심적인 전략”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도심형 매장 확대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에 대해선 “광명점 오픈 당시 주변 소상공인들은 이케아를 위협으로 느꼈지만, 최근엔 광명점 주변 5㎞ 반경 상권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주변 상권에서도 10∼25%의 매출 신장 효과가 있었다”며 “이케아의 진출로 홈퍼니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일종의 메기효과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케아는 올해 안에 온라인 쇼핑몰도 개설할 계획이다. 브로딘 회장은 “한국은 전자상거래 세계 7위 국가로 많은 소비자들이 모바일 앱으로 물건을 구매한다”면서 “이케아 역시 온라인 플랫폼을 고민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광명점을 내며 한국에 진출한 이케아는 지난해 10월 2호 매장인 고양점을 열었다. 이케아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 오른 3,650억원이다. 지난해 이케아그룹의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3.5% 성장한 341억 유로(약 45조원)를 기록했다.
/고양=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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