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1일 한국지엠(GM)의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이 “정부·산업은행 지원의 기본 전제”라며 노사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배리 엥글 GM 본사 사장을 만나 GM과 산업은행의 주주 간 협약 문제를 논의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회동에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참석했다. 노조는 이 회장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이 회장은 노사 합의의 ‘데드라인’이 오는 23일로 미뤄졌는데도 이날까지 13차례 이뤄진 임단협 교섭이 결렬된 데 대해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산업은행이 한국GM을 살리기 위해 해온 작업이 무위로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그는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로 인해 그간 모든 이해관계자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아야 한다”며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회생 가능성을 타진할 실사를 회계법인에 위탁해 진행 중이다. 한국GM의 원가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실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실사가 거의 마무리되고 회생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판단 단계에 섰기 때문에 우리 몫의 일은 상당히 진전됐다고 본다”며 “한국GM을 살리려면 가급적 빨리 정상화 방안이 확정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GM 본사와 한국GM 회생 방안을 놓고 협상에 들어간다. 한국GM의 본사 차입금 27억달러(약 2조9천억원)를 출자전환하고 산업은행이 5천억원을 신규 투입하는 게 핵심이다.
산업은행은 GM이 출자전환하는 대신 차등감자를 해 산업은행 지분율을 유지해줘야 GM 본사의 자금 투입에 맞춰 산업은행의 지분율대로 신규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주주 간 협상에 따라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저희가 재정적으로 지원하게 돼 있는데, 모든 게 노사 합의를 전제로 해서 최종 타결되는 것”이라며 “데드라인이라는 23일 오후 5시까진 원만한 노사 합의를 이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사는 이날 오전 11시 제13차 임단협 교섭을 개시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로 중단됐다.
GM 본사는 애초 전날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노사가 23일까지 교섭을 이어가겠다고 하자 이사회의 법정관리 신청안 의결을 유예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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