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윤구(Brandon Yoon) 전 삼성전자 상무를 애플코리아 대표로 전격 발탁했다. 최대 라이벌 회사인 삼성전자 임원에게 한국 사업 총괄을 맡긴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윤 전 상무는 이번 달부터 애플코리아의 영업총괄 새 대표로 업무를 시작했다. 윤 대표의 링크드인에는 애플코리아 재너럴 매니저(General Manager) 이력이 추가돼있다. 윤 대표는 과거 ‘안철수 정치 멘토’로 알려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의 장남이다. 지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근무한 뒤 2015년 삼성전자로 옮겼다. 삼성전자에선 2년 7개월 동안 생활가전 전략마케팅팀 상무를 역임했다.
애플의 윤 대표 영입은 올해 서울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를 연 뒤 국내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해 4·4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28.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3.3%포인트 증가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갑질 논란’ ‘세금회피’ ‘집단소송’ 등 한국시장에서 봉착한 난관을 적극적으로 돌파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이동통신사에 광고비와 단말기 수리비 등을 떠넘긴 혐의로 애플코리아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업계에선 이와 관련 과징금 1,000억원 이상이 다음달 중 부과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더해 외부감사법 개정안으로 인해 내년 11월부터 외국계 유한회사인 애플코리아도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 애플코리아는 그동안 유한회사 울타리 안에서 매출 등을 공개하지 않아 세금회피 의혹을 받아왔다.
아이폰 배터리 성능 고의 저하 의혹과 관련한 국내 집단소송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지난달 6만 3,767명이 참여한 102억 5,34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에 앞서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1·2차에 걸쳐 ‘배터리 게이트’ 관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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