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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지원·유관기관 취업하려면] 현장 눈뜨고 애로사항 귀 기울일 준비됐나요

중진공·중기중앙회 민원상황 가정

상황 판단력·대처능력 집중 평가

대·중기협력재단은 보고서 작성

주어진 주제에 따른 기획력 검증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신입사원들이 지난해 4월 호남연수원에서 가진 ‘64기 신입직원 입문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중진공




한 대기업의 협력업체였던 A사는 지난해 폐업 위기에 처했다. 해당 대기업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졸지에 거래처를 잃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A사는 정부로부터 사업재편 계획 승인을 받았고 현재 새로운 아이템으로 거래처를 확보해 회사를 유지하고 있다. A사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직원이 사업재편 지원에 대해 알려줘 45일 만에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며 “오히려 이전보다 사업을 늘릴 수 있게 돼 중진공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국내 전체 기업수의 99%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각종 불합리한 관행과 계속되는 경기침체, 낮은 인건비를 앞세운 해외 업체의 공세 등에 밀려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 해도 대기업만큼의 정보력이나 인력, 자본력을 갖고 있지 못해 국내를 벗어나기도 어렵다.

A사에게 도움을 준 중진공처럼 중소기업이 국내외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유관기관이 필요한 이유다. 가장 대표적인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중진공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산하기관으로 지난 1979년 설립된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이다. 정책자금과 해외마케팅, 컨설팅·기술지원 및 인력지원 사업 등 다양한 중소기업지원시책을 통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950여 명의 직원이 경상남도 진주 본사와 전국 31개 지역본·지부, 5개 연수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해외 수출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I) 등에도 23명이 근무하고 있어 국내외에서 전방위로 활약하고 있다. 3년을 주기로 순환근무를 해야 하지만, 진주 본사와 수도권은 2년 주기로 이동한다. 평균 근속연수는 14년 5개월로, 순환전보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 정책자금과 해외마케팅, 인력지원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중진공은 직업기초능력시험과 2차례의 면접을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1차 면접에서는 약 한 시간의 집단토론과 직무역량 검증을 위한 20분간의 심층면접을 시행한다.

심층면접은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면접위원 4명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2차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중진공의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등을 중심으로 다대다 방식의 인성 면접이 진행된다.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인재인지 여부를 꼼꼼하게 따진다. 중진공의 업무와 연관된 경험과 현장에서의 대처능력 등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신입사원들이 지난해 4월 경기도 안산시 중소기업연구원에서 ‘64기 신입직원 입문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제공=중진공


지난해 4월 입사해 현재 진주 본사 재도약성장처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예지(23) 사원은 “면접관들로부터 신용보증기금에서 4개월 간 인턴을 했던 경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중진공은 중소기업들로부터의 민원이 많다 보니 특정 민원이 들어온 상황을 가정해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고 말했다. 중진공 인사팀 관계자는 “NCS 채용과 블라인드채용방식 전면도입에 따라 사진과 나이, 성별, 어학, 학점 등 편견개입 소지가 있는 요소를 전면 배제하고 직무능력이 우수하고 열정있는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경제4단체의 하나로 대표적인 중소기업 경제단체다. 지난 1962년 설립된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정책건의에서부터 사업영역 보호, 공제사업, 판로지원, 수출촉진 등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한다.



신입사원 채용은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인성검사, 면접전형으로 나뉜다. 지원자들이 가장 난항을 겪는 전형은 필기시험·인성검사에 포함된 ‘과제해결형 보고서’ 작성이다. 통상 적성검사를 진행하는 여타 기업·기관과 달리 실무에 쓰일 법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출장을 떠나 사무실에 없는 김 과장이 이 대리에게 특정 업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전화로 지시하는 상황을 주는데, 지원자는 이 대리가 되어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들만을 취합해 한 장짜리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제시된 복수의 참고자료 중에서 보고서에 필요한 자료만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며 “자료를 선별할 능력과 동시에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재인지를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에서도 실무능력을 꼼꼼히 파악한다. 올 초 중기중앙회에 입사해 현재 무역촉진부에서 근무 중인 신입사원 김소미(24)씨는 입사 전 무역협회의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코엑스 베트남 사무소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상담회를 주최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김씨는 “자기소개서는 베트남에서 6개월 간 인턴을 했던 경험과 평소의 생활신조 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작성했다”며 “면접에서는 인턴 경험을 이야기했고 이 밖에도 최저임금 인상 등 중소기업과 관련된 뉴스 등을 모두 찾아보고 관련 노트를 만드는 방식으로 준비했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성과경영제와 상생결제제도 등의 사업을 담당하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동반성장위원회)도 중소기업을 뒷받침해주는 단체다. 지난 2004년 대·중소기업협력재단으로 출범한 이래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동반성장지수 평가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돕는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단의 채용절차는 서류·기획력 평가·면접평가로 나뉜다. 기획력 평가는 보고서 작성 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주어진 주제에 대해 통일성과 논리성을 갖춘 보고서를 작성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27일까지 서류신청을 받으며 오는 6월 첫째주 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채용에서 합격한 이들은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친다. 재단 관계자는 “면접은 본인이 작성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경력사항 등을 중점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기획력 평가 단계에서 제출한 보고서를 면접위원들에게 배포할 예정인 만큼 이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실무능력만큼 이들 중소기업 지원·유관기관이 지원자에게 공통으로 요구하는 필수 항목은 ‘소통’과 ‘화합’이다. 사무실에 머무르기보다는 현장의 맨 앞에서 중소기업을 직접 만나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려움에 처했거나 지원책이 필요한 중소기업이 가장 먼저 연락을 취하는 곳이 이런 지원·유관기관이기 때문에 민원 전화가 정말 많이 걸려온다”며 “단순히 사업에 대해 문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원 대상 여부 등을 두고 항의를 하는 일도 종종 있는 만큼 중소기업과의 원활하게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사업이 수많은 중소기업과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협업 능력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를 반영하듯 중진공의 인재상은 △고객의 관점에서 일하는 인재 △조직의 화합을 생각하는 인재 △끊임없이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가는 인재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도 △자기계발과 전문성 함양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인재 △창의와 열정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인재 △소통과 협업으로 상생을 선도하는 인재를 제시하고 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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