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압박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지만, 현대차는 엘리엇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 661만주, 우선주 193만주 등 총 854만주를 소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발행 주식 총수의 3% 수준을 보였다.
현대차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2004년 이후 14년 만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보유 중인 자사주 중 보통주 441만주, 우선주 128만주 등 569만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또 보통주 220만주, 우선주 65만주 등 총 285만주를 매입 후 소각할 전망.
자사주 소각 규모는 기존 보유 자사주 소각에 약 5천600억원, 추가 매입 후 소각에 약 4천억원 등 총 9천600억원 규모이며, 향후 장부가액 변동이나 주가 추이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소각 시점은 기존 보유 자사주의 경우 7월 27일로 예정됐고, 매입 후 소각할 자사주의 경우는 매입 완료 시점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은 2014년 이후 이어온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인 ㅓㅅ.
현대차는 2014년 약 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2015년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2016년 기업 지배구조 헌장 제정, 2017년 중장기 신 배당정책 발표(잉여현금흐름의 30∼50% 배당), 2018년 사외이사 후보 추천제 도입 등 매년 주주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정책들을 공개해 온 바 있다.
2015년 이후부터는 매년 중간배당을 통해 주주환원 확대 노력을 해왔으며, 다양한 거버넌스 개선 및 주주 소통강화 활동도 펼쳐왔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 추진 결정은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 온 주주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점진적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다각적인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적정 주가 평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이 나온 것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엘리엇이 구체적인 행동을 개시한 지 나흘만의 일로 전해졌다.
엘리엇은 최근 현대차그룹에 보낸 제안서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분할합병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현대모비스 및 현대차의 모든 자사주 소각,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의 40∼50%로 개선, 다국적 회사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3명의 추가 선임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엘리엇의 이러한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 확대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대규모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사나흘 만에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엘리엇이 등장하기 전부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오랫동안 검토했던 사안”이라고 전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