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남북관계 기대감에 테마주를 사들였던 투자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양국 정상이 남북 철도 연결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철도 관련주가 급등한 반면 최근 기대감만으로 급등했던 일부 종목은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역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해당 기업과 관련 없음에도 과거 사업 경험이나 긍정적 전망만으로 투자에 나설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종목은 철도 관련 종목이다. 오전 회담 도중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 방문을 언급하며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 모두 고속철 이용이 가능해진다”고 말했고 이후 철도주가 일제히 상승 흐름을 탔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대아티아이(045390)는 장중 한때 26.76%까지 상승하며 52주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철도 신호제어 시스템 업체인 대아티아이는 최근 단기간 큰 폭으로 상승한 후 조정을 받았으나 이날 다시 거래량이 급증하며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과거 철도자동화사업을 진행했던 푸른기술(094940)은 상한가로 마감했고 철도차량용 제품을 생산하는 대호에이엘(069460)도 13.62% 오른 3,920원으로 장을 마쳤다. 철도주로 분류되는 세명전기(017510)(5.65%), 리노스(039980)(5.53%), 현대로템(064350)(4.31%), 다원시스(3.31%) 등도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이들 외에 레미콘 생산업체인 부산산업(011390)(13.38%), 토목설계전문업체인 도화엔지니어링(002150)(5.87%) 등도 남북관계 기대감에 큰 폭으로 올랐다.
하락폭이 컸던 종목들 상당수도 남북 경협주였다.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168%나 상승했던 현대건설우(000725)는 이날 19.23%나 폭락했다. 신원우(009275)(-9.26%), 성신양회2우B(004987)(-6.32%), 쌍용양회우(003415)(-5.27%) 등 개성공단 관련 종목과 시멘트주 역시 하락폭이 컸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남북 경협주가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지만 차갑게 식는 것도 한순간이라는 지적이다. 희토류 생산업체로 알려진 혜인자원을 자회사로 둔 혜인이 전날 “혜인자원이 채광을 중단했다”고 밝힌 후 주가가 급락한 것처럼 사실관계 확인 없이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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