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코스닥벤처펀드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출시 이후 시중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으로 투자되는 속도가 더디고 지나치게 사모펀드로만 몰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모시장 자금 유입을 위해 코스닥벤처공모펀드의 공모주 물량을 최대 40%까지 늘리고 단일종목 투자 제한도 폐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코스닥벤처펀드 균형성장 방안을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금융위는 우선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해서는 별도 공모주 배정기준을 마련해 공모펀드에 최대 10% 추가 물량 배정을 허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펀드 조성 규모를 고려하지 않는 현행 배정방식은 소규모 사모펀드에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모주 신청에 있어 동일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모주 신청물량에 대한 순자산 10% 이내 청약 제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 사모펀드는 특별한 제한이 없는 반면 공모펀드는 단일종목에 대해 순자산의 10% 이내에서만 투자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공모펀드는 사모펀드에 비해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기간이 길어 신속한 추가 펀드 조성에 어려움이 있는 점을 감안해 신고서 효력발생 기간을 15일에서 7일로 단축할 계획이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적극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운용규제도 개선한다. 현재 공모펀드의 경우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신평사 신용등급이 있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채권만 편입이 가능하지만 적격 투자기관만이 참여 가능한 준공모 시장인 QIB에 등록된 무등급 CB·BW 등 채권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평가가 없더라도 공모펀드 편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밖에 사모펀드에 대한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사모펀드는 일정 기간 환매금지 기간을 두고 운영하는 경우에 한해 공모주 우선 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안이 코스닥벤처펀드의 사모펀드 쏠림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5일 출시 이후 같은 달 26일까지 1조9,469억원의 자금이 몰린 코스닥벤처펀드에는 사모 자금이 1조4,000억원이나 몰렸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모펀드 위주의 경향이 지속될 경우 국민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혁신·벤처기업에 대해 모험자본을 공급한다는 코스닥 벤처펀드의 도입 취지가 퇴색할 가능성이 있어 균형성장 방안을 내놓았다”며 “금융위는 코스닥 벤처펀드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점검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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