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RG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형 조선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상반기 중 정부와 논의해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하반기 조선업체의 신규 수주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RG는 조선사가 선박 건조에 문제가 생겨 발주처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가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을 말한다.
문 사장이 RG 발급 확대를 언급한 것은 최근 조선업계 불황이 계속되면서 조선사들이 RG를 발급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의 RG 지원 실적은 2015년 5,799억원에서 2016년 3,516억원, 2017년 1,288억원까지 줄어들었다.
현재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 조선3사는 RG를 발급 받고 싶어도 공사 규정에 걸려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행 규정은 3년 연속 당기순이익이 적자이거나 기업별 최대 지원가능한도를 초과하면 지원할 수 없다. 문 사장이 RG 발급 확대를 위해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RG 발급 확대의 배경엔 공사의 실적이 회복된 영향도 있다. 공사는 2015년과 2016년 5,578억원, 2017년 419억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다만 무역보험공사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RG 발급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문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데다 공사가 채권이 없어 RG 지원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4·27 판문점 선언으로 기대감이 커지는 남북 경제협력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대북 교역, 투자기업에 대한 지원 경험이 있기 때문에 향후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가 풀리면 대(對)북한 투자 리스크를 줄여주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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