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판매 둔화로 실적 하락을 전망했던 시장을 비웃듯 올 1·4분기에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활짝 웃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 아이폰 판매량은 예측치를 밑돌았지만 ‘고가 전략’으로 대당 수익을 극대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1일(현지시간) 1·4분기(애플 회계연도 2·4분기) 611억3,700만 달러(약 65조4,4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였던 608억2,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인데다 최근 2년 간 가장 높은 수준의 증가율이다. 영업이익도 158억9,400만 달러(17조14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과 서비스, 웨어러블의 강력한 매출 확대에 힘입은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 등에서 20% 이상 성장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고른 호황을 누렸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애플은 중국에서 130억2,400만 달러(13조9,42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 화웨이와 오포 등 토종업체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범접하기 힘든 프리미엄 이미지로 시장 확대에 성공한 것이다. 일본 매출도 54억6,800만 달러(5조8,53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깜짝 실적이 아이폰의 고가 전략 덕분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5,22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에 그쳤다. 반면 아이폰 매출은 380억3,200만 달러(40조7,13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고가 논란 등으로 ‘아이폰X’의 판매량은 저조했지만 한 대당 거둬들인 수익은 과거보다 늘어난 것이다.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은 728달러로 1년 전 655달러에 비해 높아졌다.
이밖에 아이패드는 911만대를 출고해 41억1,300만 달러(3조4,0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서비스 매출은 92억 달러(9조8,89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했다. 애플은 2·4분기 매출 목표로 시장 예상치인 516억달러 보다 많은 515억~535억 달러를 제시했다. 한편 애플은 1,0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금도 16% 올리기로 했다. 또 2·4분기 동안 이전에 승인받은 2,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집행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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