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상장사 439개사(코스피에 상장된 비금융 제조업 상장사 중 2012∼2017년 5개년 재무자료가 존재하고, 작년 매출액 비중이 1%를 넘는 12개 업종 대상)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매출액은 191조 6,000억원으로 전체의 17.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2년의 14.2%에 비해 3.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영업이익 의존도는 더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분석 대상 기업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7%(48조 2,0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의 17조 9,000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커졌으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7%에서 50.7%로 크게 높아졌다. 이 때문에 최근 주요 제조업 상장사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가 커졌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인해 생기는 착시 현상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지난해 상장사들의 매출액은 2.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증가율도 3분의 1 수준인 27.3%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업종 쏠림 현상도 심화됐다. 2012년에는 전체 영업이익 중 전기전자업이 32.5%를 차지했으나 작년에는 54.0%로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운수장비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6%에서 5.2%로 줄어들었으며. 철강금속업은 9.3%에서 6.3%로 감소했다. 유통업도 8.2%에서 4.2%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서비스업 역시 6.3%에서 4.1%로 줄었다.
주요 업종의 매출액도 전기전자업과 건설·서비스·운수창고·음식료업을 제외하고는 줄어들거나 제자리 걸음을 했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유통업의 매출액은 지난 2012년 129조원에서 지난해 129조 3,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같은 기간 서비스업도 29조 8,000억원에서 32조 1,000억원으로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호실적은 전기전자업종 및 일부 대기업의 견인효과가 컸으며, 2014~2016년 실적 악화로 인한 기저효과가 있음에도 경기가 좋아졌다는 착시가 여전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특히 일자리 창출 여력이 있는 주력업종들의 2012년 대비 매출 감소는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며 “이들 업종의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규제완화 등 편중해소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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