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과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으로 건설사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2일 마감한 롯데건설 회사채 수요예측서 기존 발행 금액 대비 6배가 넘는 수요가 몰리며 회사채 시장서 건설사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롯데건설(A·안정적)은 3년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440억원의 뭉칫돈이 몰리며 큰 흥행을 기록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3년물 개별민평금리는 4.093%다. 특히 이날은 GS·효성·하림그룹이 동시에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기관의 눈치싸움이 벌어진 상황에서 큰 인기를 누린 것이다.
과거 실적 우려에 외면받던 건설사 회사채 시장은 최근 개선된 재무구조에 남북 경협 기대감이 더해지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대건설·GS건설 등 상위 6개 주요 건설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2조3,66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수요예측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4일 1,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190억원 주문이 들어왔다. 지난해 말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1,300억원 모집에 180억원 매수 주문이 들어오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은 바 있다.
포스코건설뿐 아니라 올해 초 수요예측을 진행한 SK건설과 현대건설은 각각 8.68대1, 4.2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화건설(4.67대1), 대림산업(3.41대1), 태영건설(2.34대1) 등도 지난해보다 높은 수요를 보였다.
올해 초부터 건설사 회사채 시장에 뭉칫돈이 몰리는 것은 실적 개선에서 나아가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일부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4개 기업이 동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이날 롯데건설의 수요예측 흥행 여부에 따라 향후 건설업종 회사채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북 경협 사업은 건설사 회사채 시장에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다소 기대감은 있다”면서도 “최근 건설업종 회사채 시장 투자심리가 반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롯데건설 회사채 성공 여부가 향후 건설사 회사채 시장 기대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GS파워(AA·안정적)도 총 1,2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만기를 3년·5년·10년으로 나눠 각각 500억원·400억원·300억원 모집한다. 조달자금은 한국전력 부천 발전부지 매입에 쓰인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대표주관 업무를 함께 맡았다. GS파워가 10년물(300억원)을 발행하는 것은 2016년 이후 2년여 만이다. GS파워는 올 들어 창사 이래 첫 사모사채도 찍었다. 올 3월 말 발행했으며 만기는 5년, 규모는 500억원이었다. 당시 시장금리(개별 민평금리) 대비 2bp가량 비용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GS파워의 이번 수요예측도 흥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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