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특히 막연한 기대보다는 구체적인 사업 연관성과 안정적인 실적을 갖춘 대형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모습이다.
2일 현대건설(000720)은 장중 한때 전일보다 7.85% 오른 7만100원에 거래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30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모습이다. 지난달 17일부터 급등세가 시작된 현대건설의 주가는 최근 10거래일 동안 60% 가까이 오른 상태다. 현대건설은 남북 경협의 5대 업종 중 하나인 건설 업종인 데다 대북 사업을 주도했던 현대그룹에서도 남북 경협과 관련된 경험이 풍부해 남북 관계 개선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철도 업종의 최대 수혜주로 지목되는 현대로템(064350)도 이날 주당 3만4,700원까지 오르면서 재차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LS산전(010120)·한일시멘트(003300)·한국가스공사(036460) 등 남북 경협 관련주 중에서도 대형주로 꼽히는 다른 종목들도 이날 52주 신고가 목록에 나란히 포함됐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위인 POSCO(005490)도 지난 2월부터 2달 넘게 이어진 부진을 씻고 최근 2주간 약 10%의 상승률을 나타내며 약진하고 있다. 철강 산업은 여타 산업과 비교해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데다 북한의 경제 개방이 시작되면 철강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다만 남북 경협 업종 중에서도 규모와 안정성을 기준으로 주가가 각기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같은 철강 업종 중에서도 현대제철(004020)·세아베스틸(001430) 등은 이날 하락 마감했다.
다른 업종 중에서도 이 같은 차별화가 관측되고 있다. 이날도 여전히 남북 경협 관련주의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그동안 급등했던 종목 중 다원시스(068240)·재영솔루텍(049630)·제로투세븐(159580) 등은 하락세로 반전했다. 섣부른 남북 경협주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나타난 것이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남북 간의 해빙 분위기로 인해 단기적으로 급등세를 보였던 종목들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격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로 초강세를 보였다가 언제든지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32개의 경협 관련주의 최근 상승률은 코스피 대비 100%포인트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주의보에도 불구하고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이달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다음달에는 정부가 새로운 남북 경협 방안을 담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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