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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창] M&A, 수단이 아닌 목적에 집중해야

민홍길 삼정KPMG 상무이사




“시린 겨울 맘 졸이던 합격자 발표날에 부둥켜안고서 이제는 고생 끝 행복이다 내 세상이 왔다 그땐 그랬지”라는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대학 합격자 발표 전까지 매일 긴장과 고난의 시간을 보내는 수험생들은 합격 소식과 함께 모든 긴장과 걱정은 잊고 인생의 목표가 대학 입학인 것처럼 합격의 순간을 즐긴다.

하나의 관문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성취감과 안도감은 마땅히 즐길 만하다. 하지만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등한시하고 학업에 매진하지 않는다면 인생에 있을 많은 관문과 시련을 헤쳐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대학 입학은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일련의 과정일 뿐으로 대학 입학 이후의 계획도 단계적으로 설계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인수합병(M&A)도 이와 비슷하다. 주식매매계약서 체결 전까지 긴장과 고난의 연속이지만 주식매매계약서의 체결과 거래종결이 곧 M&A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계약체결과 거래종결 이후 인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M&A의 목적은 ‘기업 인수’가 아닌 ‘인수 후 가치창출’이다. 기업 인수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 기술 확보, 유통 및 서비스망 활용 등 시장 경쟁력을 제고시켜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주식매매계약서 체결 전까지의 노력은 M&A 목적을 시행하기 위한 수단이며 그다음으로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인수 후 통합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수 후 통합(Post-Merger Integration·PMI)은 인수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피인수 기업의 영업·물류·생산 등의 통합·변화와 회계·인사·정보기술(IT) 등의 통합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매매계약서 체결을 위해 일부 부서가 인수 업무에 참여했다면 PMI는 회사의 모든 부서가 참여하는 전방위적인 업무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또한 PMI는 진정한 M&A 목적 달성을 위한 첫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적인 기업의 M&A를 위해서는 투자 계획 심사단계에서부터 PMI를 준비해야 한다. 인수 후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높일지, 시너지를 창출해 인수의 목적을 어떻게 달성할지를 동시에 검토해야 한다. 서비스·인력·조직·문화·영업·생산·재무 등 기업 전반에 걸쳐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통합 계획을 반드시 정립해야 한다.

산을 걸어가면서 숲 전체를 보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M&A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M&A 과정에서의 실사, 가치평가, 주식매매계약서 검토 등 일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M&A의 목적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목적을 위한 수단에 얽매여 본질의 목적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M&A 진행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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