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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논란' 17일 감리위 연다지만 '패자의 게임' 몰릴수도

주가 하락에 투자자들 큰 손실

반대 결론 땐 금감원도 치명타

삼성, 반론권 위해 대심제 요청

"해명 권리" 요구하는 성명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회계 논란이 패자의 게임(The Loser’s Game)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결정이 분식회계로 최종 결정 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는 물론 삼성에 타격을 줄 것이고 반대의 경우 회계감리를 담당한 금융감독원은 감독기관으로서 신뢰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어떻게 결정이 나든 투자자들은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분식회계 잠정결정 이후 8조5,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상황에서 아무리 빨라도 2주가 넘게 걸리는 논의기간 동안 주가 하락을 쳐다만 볼 수밖에 없다. ‘패자의 게임’은 시장을 이기려는 투자를 일컫는다.

금융위원회는 7일 시장의 충격을 감안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감리위원회를 오는 17일 열기로 결정했다. 감리위는 금감원 조사의 다음 절차로 그동안 금감원 검사부서가 사안을 보고하면 제재대상자가 입장해 진술하고 퇴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제재대상자의 주장에 검사부서가 반박하면 이후 재반박이 되지 않는 등 제재대상자가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현 상황에서 감리위가 진행된다면 금감원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감리위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런 절차적 한계를 지적하며 금융위에 대심제를 요청했다. 대심제는 검사부서와 제재대상자가 감리위·증선위 등에 함께 출석해 재판처럼 공방을 벌이는 제도다. 감리위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은 이르면 23일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전 조치 통지 사실이 공개돼 시장에 충격과 혼란이 있으므로 감리위를 신속히 개최해 심의 결과를 증선위에 건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요청대로 대심제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정이다. 감리위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안건을 아직 보고받지 못했고 통상적으로 대심제 적용 여부는 감리위가 열려야만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위원회 전에도 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심제를 처음 적용한 한진중공업의 경우 대심제 적용 여부를 증선위를 열어 결정한 후 다음 증선위에서 적용했다. 한진중공업 등에 비춰볼 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심제가 받아들여질 경우 제재 절차는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이번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보다 제재대상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힐 위기에 처하자 금감원에 반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지 않고 금융감독원의 사전조치 내용과 관련해 해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8일 중 자사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은 금감원과 삼성에 대한 타격보다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분식회계로 판정 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은 물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합병비율의 적절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여기다 호시탐탐 국내 기업의 빈틈을 노리는 엘리엇 등 헤지펀드에도 좋은 먹잇감을 던져주는 셈이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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