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또다시 5%를 넘어섰다. 고용 등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며 국내 시중금리도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시중 금리가 다시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8일 적용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가 3.67∼5.01%를 나타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의 상단이 5%를 넘은 것은 3월 16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처음이다. 전주와 비교하면 4bp(1bp=0.01%포인트), 지난달 16일 주택담보대출 금리 범위인 3.52∼4.86%와 비교하면 3주 만에 15bp가 올랐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5%에 거의 다가섰다. 신한은행이 8일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79∼4.90%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3.67∼4.87%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75∼4.75%, KEB하나은행의 경우는 3.527∼4.727%였다.
시중은행은 최근 몇 달째 가산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심지어는 인하하기도 했지만, 시장금리의 빠른 상승세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치솟는 양상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3일 가산금리를 1.08%에서 0.93%로 15bp 인하했고 하나은행도 지난달 2일 가산금리를 16bp 내린 바 있다.
이 같은 시중금리 상승세는 미국 연준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고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2014년 1월 이후 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영향으로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미국 국채금리에 연동한 금리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지난달 12일 2.590%에서 이달 4일 2.767%로 뛰었다. 이는 지난 2월 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으로도 시장금리가 지금 추세대로 오르면 나머지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도 조만간 5%에 도달할 전망이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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