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4월 리테일 부문 매출이 연초 계획한 목표치에 114%에 달하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초 삼성증권의 배당사고에 따른 고객 이탈로 실적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월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배당금 28억원을 112조원으로 잘못 계산해 입금한 후 16명의 직원들이 501만주를 장내에 매도하며 혼란을 일으켰다. 삼성증권 주가도 한 달새 7.7% 하락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삼성그룹 임직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고액자산가들의 이탈이 소수에 그치며 배당사고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실제 삼성증권의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고액자산고객(HNW) 숫자는 지난해 10만명을 돌파하며 증권업계 최선두권이다. 고액자산가 전체자산도 이미 10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사고 이후 거래를 중단하며 상반기 전체 실적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증권은 사고 수습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이날 삼성증권은 배당오류 사태를 계기로 환골탈태하겠다며 △투자자 보호 선도 △주주가치 제고 △ 도덕성 재무장 등 ‘3대 자기 혁신’ 과제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도덕적 해이가 문제가 된 직원들을 형사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번 사태의 간접적 원인이 됐던 임직원 자기매매와 관련, 이미 실시 중인 임직원 온라인매매 금지 조치에 더해 의무보유 기간과 사전 승인 등을 담은 엄격한 제한 제도를 추가로 시행하기로 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구 대표를 비롯한 임원 27명 전원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소액투자자를 위한 투자자보호기금 설립과 기금 출연을 검토한다. 투자자보호기금은 삼성증권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거나 공익성 있는 기관을 찾아 운영을 위탁한 뒤 금융사고나 금융 관련 불공정거래 피해자 구제를 위한 무료 법률지원 등에 사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아울러 불완전판매 범위와 환불 기간의 획기적 확대 등을 담은 다양한 고객권익 확대 방안도 마련한다.
삼성증권은 시스템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배당 관련 시스템 외에 사내시스템과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재구축하고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객관적이고 정기적인 검증을 받기로 했다. 구 대표는 “뼛속의 DNA까지 바꾼다는 각오로 어떠한 고통이 따르더라도 혁신방안 하나하나를 충실히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박호현·조양준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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