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럼 2018’에 참석하기 위해 8일 인천공항 입국장으로 발을 내디딘 린다 리우카스(사진) 프로그래머는 어린아이처럼 들뜬 표정이었다. 이번이 네 번째 한국 방문이라는 그는 “한국과학창의재단(KOFAC)이 진행한 인공지능(AI) 산업 등 한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산업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한국의 교육자들과 만날 수 있게 돼 너무 설렌다”며 포럼 참석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포럼에서 ‘소통·협동능력을 키우는 학습혁명’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는 리우카스 프로그래머는 “21세기를 선도하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자신의 강연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컴퓨터 과학을 통해 어떻게 우리 주변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지 외에 코딩교육으로 성취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우카스 프로그래머는 세계 각국을 돌며 여성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레일걸즈’ 운동의 창시자이자 ‘21세기의 언어’로 불리는 코드(code)를 놀이처럼 익히도록 가르쳐주는 코딩 전도사로 통한다. 핀란드 알토대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디자인과 제품공학 등을 공부했으며 2012년 유럽연합(EU)이 선정한 ‘핀란드의 디지털 챔피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포럼 개막에 앞서 국내 교육자들과 한국의 코딩교육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라운드테이블에도 참석한다. 라운드테이블에는 포항제철중학교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여명의 초중고 교사와 한국과학창의재단 소프트웨어 인재육성실 관계자들이 참석해 코딩교육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리우카스 프로그래머는 한국의 코딩교육 방향에 대해 “프로그래밍을 외국어 문법 가르치듯 학생에게 가르친다면 재미가 없을 뿐 아니라 일상생활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상상력과 재미를 더하고, 또 현실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를 가르쳐준다면 훨씬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가 쓴 ‘헬로루비’는 각종 삽화를 통해 어린이들이 코딩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의인화한 ‘루비’ 가 주인공이 돼 리눅스나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OS)를 상징하는 여우·펭귄 등과 이야기하는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전 세계 ‘코딩교육 열풍’에 일조하기도 했다.
리우카스 프로그래머는 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현실 문제 해결을 위한 컴퓨터 활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컴퓨터 학자는 컴퓨터를 통해 건강·교육·에너지 등 세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사람에 가깝다”며 “이와 마찬가지로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컴퓨터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일을 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컴퓨터를 활용해 여러 다른 산업 분야와 협업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에 대한 기술적 흐름 또한 활용 가능성에만 집중하지 말고 윤리적 부분에 대한 고민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 급속도로 산업화가 진행된데다 1950년대 빈곤한 농업국가에서 높은 교육열을 기반으로 기술이 뛰어난 국가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핀란드와 닮은 점이 많다”며 “이번 서울포럼 2018 강연에서 이 같은 부분에 대해 참석자들과 활발히 이야기를 나눠 보다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천=양철민·권용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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