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아이들에게도 ‘파이선(Python)’이나 ‘자바스크립트(JavaScript)’와 같은 코딩언어를 가르쳐야 합니다.”
린다 리우카스 프로그래머는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8’의 두 번째 세션 강연자로 나서 외국어 학습처럼 코딩 또한 조기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우카스 프로그래머는 세계 각국을 돌며 여성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레일걸즈’ 운동의 창시자이자 ‘21세기의 언어’로 불리는 코드(code)를 즐겁게 배울 수 있게 도와주는 코딩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그가 저술한 코딩 학습서 ‘헬로루비’는 다양한 삽화와 쉽고 알찬 내용으로 전 세계 코딩교육 열풍을 일으키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리우카스 프로그래머는 ‘소통·협동능력을 키우는 학습혁명’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세션에서 ‘기술의 기초(ABC of Technology)’에 관해 이야기하며 조직 코딩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사람은 여섯 살 이전에 외국어와 같은 다양한 언어를 가장 빠르게 습득할 정도로 학습능력이 높으며 학습욕구도 크다”며 “최근 산업 변화에 따라 코딩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늦어도 여섯 살에는 코딩을 가르쳐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코딩교육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리우카스 프로그래머의 주장이다. 그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치면 대부분 아이들은 따분해하고 추상적인 개념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어를 가르칠 때 문법보다는 시와 같은 창의적 언어를 활용하는 게 학습욕구를 높일 수 있듯이 코딩교육 또한 보다 창의적인 교습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컴퓨터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른과 아이가 서로 다른 이미지를 떠올릴 정도로 기술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어른들이 본체와 모니터로 구성된 일반적인 컴퓨터를 생각한다면 아이들은 강아지 목줄은 물론 자동차 전조등, 화장실 변기에서도 컴퓨터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리우카스 프로그래머는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이 생활 곳곳에 침투하면서 컴퓨터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다”며 “아이들은 이러한 변화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 컴퓨터를 활용한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강연에서 리우카스 프로그래머는 코딩 습득을 위해 기초가 되는 ABC를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리우카스 프로그래머가 언급한 A란 문제 해결을 위한 절차나 방법론을 뜻하는 ‘알고리즘(Algorithm)’의 첫 글자다. 그는 “사람이 푸는 데 10분 넘게 걸리는 문제도 알고리즘을 구성해 컴퓨터로 답을 찾아내면 1초도 걸리지 않는다”며 “페이스북을 즐길 때도 수만 개의 알고리즘을 나도 모르게 구동할 정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때 우리는 엄청난 수의 알고리즘에 둘러싸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이 친구를 만나러 가거나 양치질을 하는 과정 또한 알고리즘 형태로 정리할 수 있다”며 “이러한 간단한 사례로 코딩을 배워나간다며 코딩교육에 대한 아이들의 두려움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B’는 컴퓨터공학의 기초가 되는 ‘불 논리(Boolean logic)’의 앞글자를 뜻한다. 불 논리란 0과 1로만 구성된 일종의 이진법 기반 논리로 컴퓨터 구동 방식을 파악하는 기본원리가 된다. 컴퓨터는 불 논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업무를 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며 아이들 또한 컴퓨터의 저장장치(RAM)와 운영체제(OS) 등을 쉽게 익힐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마지막 ‘C’는 창의성과 컴퓨터(Creativity and Computer)를 뜻한다. 머신러닝의 발달로 인공지능(AI) 기술의 고도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AI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른들은 AI를 일자리를 빼앗는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아이들은 재미있는 도구로 생각할 수 있다”며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은 기술발전에 대한 묵시론적인 시각을 아이들에게 심어줘서는 안 되며 아이들이 이를 활용해 창의적인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철민·권용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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