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식시장에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주가가 오르는 ‘역전’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바이오와 남북 경제협력 등 테마 종목의 급등인 경우가 많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섣부르게 중소형주를 선택했다가 변동성에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의 주가 수익률이 -2.41%로 부진했던 반면 중형주는 5.02%, 소형주는 18.07%로 선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소형주의 상승률이 18.07%를 기록한 반면 코스피 100 종목은 2.05%, 중형주는 7.70%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특히 코스닥 제약·바이오 종목 중에서도 통상 지수를 견인하는 시가총액 10위 종목들이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한 틈을 타 삼천당제약(000250)(192.23%), 안트로젠(065660)(132.60%), 엔지켐생명과학(183490)(57.22%) 등이 지수 상승에 양(+)의 영향을 미쳤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도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돋보인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중 중소형주식형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1.09%로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 평균이 -0.32%,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역시 -0.49%에 그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선방했다.
중소형주의 약진은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IT·반도체주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하면서 두드러진 흐름이다. 그러나 최근 상승률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바이오와 남북 경협 등 테마에 상대적으로 쏠려 있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은 대형주인 현대건설우(000725)(553.40%)를 제외하고 부산산업(011390)(568.90%), 필룩스(033180)(414.38%), 인스코비(397.92%), 대호에이엘(069460)(357.50%), 남광토건(001260)(324.39%) 등 소형주 일색이다. 이 가운데 부산산업과 대호에이엘, 남광토건은 남북 경협주로 분류되며 필룩스와 인스코비는 최근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들고 해외 기업과의 협력 관계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최근 한 달 동안 상승률이 높았던 엔케이물산(009810)(103.99%), 동부제철우(016385)(98.50%), 동양철관(008970)(92.44%) 등 소형주도 경협 관련주들이다. 중소형 가치주가 대형주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던 기대와는 다른 양상이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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