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대학은 ‘학습 플랫폼(Learning Platform)’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 양상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교수에서 학습 중심으로, 공급자에서 학습자 위주로, 내국적에서 국제적 관점으로, 커리큘럼 중심에서 학습 방식 위주로, 학생이 학습 전반을 주도하는 ‘셀 러닝 포맷(Cell Learning format)’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10일 이현청(사진) 한양대 고등교육연구소장은 켄 로스 미네르바 프로젝트 아시아 총괄디렉터에 이어 ‘세션 3-새로운 인재공급 체인 구축을 위한 대학혁신’의 두 번째 강연자로 강단에 올라 “기존 대학 시스템이 위기에 빠졌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미래 교육 전문가인 그는 ‘4차 산업혁명과 대학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미래 대학의 모습을 청중 앞에 그려냈다. 이 소장은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모두 등재됐을 정도로 세계적인 교육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2022년이면 수학능력시험 응시자가 43만명으로 줄어든다. 통계학적으로는 2023년에 50개 대학이 사라질 것”이라며 “미네르바스쿨과 같은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면서 ‘교육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예측한 미래 대학의 모습은 무엇일까. 바로 캠퍼스와 교재·교수가 없는 3무(無) 대학이다. 이 소장은 “학위를 받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점차 줄어들면서 ‘마이크로 학위’ ‘나노 학위’ 같은 개념이 생겨날 것”이라며 “교수는 학생의 학습을 돕는 촉매제, 학습의 디자이너 역할로 변화하고 대학은 학생이 원하는 학습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대학 교육 시스템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개별 학습자 위주 시스템, 일명 셀 테일러드 러닝 시스템(Cell tailored learning system)이다. 그는 “커리큘럼을 짜는 것부터 평가 방법까지 개별 학습자가 정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실제로 유네스코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중심으로 7~8년 전부터 자기 주도적 학습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이러한 변화가 조만간 도래할 것이라고 봤다. 이 소장은 “분야에 따라 변화가 더 빨리 오는 곳이 있을 수도 있다”며 “미국에서는 오래전에 미래 교육을 가르쳤다. PC도 없던 시대에 이미 스마트폰 같은 것을 활용한 미래 교육을 예측했고 실제로 이뤄졌다. 지금 우리가 예상하는 것들 역시 분명 현실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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