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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키 플레이어’들의 면면은?

美 강경파 볼턴·폼페이오 '투톱' 출동

北 김영철, 핵·평화체제 구축 정통

北의 ‘비밀병기’ 최선희 역할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EPA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게재한 사진에서 북한의 대미외교 핵심 인사로 꼽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붉은 원)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방문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기의 담판’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할 키 플레이어들에 이목이 쏠린다.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 보장을 맞바꾸는 만큼 북미 대외라인의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강경파 ‘투 톱’ 대동=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북 강경파’를 전면에 내세운 외교·안보 라인을 대동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선 비핵화, 후 보상’을 핵심으로 한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해 온 인물이다. 최근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는 북한에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북한이 1992년 남북한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돌아가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두 번이나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회담의 ‘산파’ 역할을 한 핵심 인물이다. 장관 취임식에서는 미국의 기존 비핵화 원칙인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를 넘어선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PVID)’를 언급해 대북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또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위한 ‘단계별·동시적 조치’를 언급하자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잘게 쪼개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걸었던 길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 평양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CVID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해 PVID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만나서 그는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적국이었지만 이제 갈등을 해결하고 세계를 향한 위협을 치워버리며 북한 국민이 받을 자격이 있는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은, 대외업무 정예부대 구성=김 위원장은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핵심 전략가들로 정예부대를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우선 인사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부터 남북·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어 온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다. 최근 한반도의 정세가 국정원, 미 중앙정보국(CIA), 통일전선부 등 정보 라인을 중심으로 변화했다는 점에서 김 부위원장은 핵심 인물로 꼽을 만하다.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두 차례 방북 때 카운터파트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1990년대 초부터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 작업에 참여하는 등 핵 문제와 평화체제 구축 등에 정통하다.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외교 브레인’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을 포함해 다년간 스위스 대사로 활동하면서 국제사회 외교에 밝을 뿐 아니라 김 위원장과의 관계도 돈독하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외교문제에서 정확한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솔직하게 조언할 수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미국통’으로 잘 알려진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미국과의 담판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미외교의 한 우물만을 파온 리 외무상과 최 부상은 핵, 군축, 인권,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 대미외교 전반의 전략과 협상에 능통하다. 특히 최 부상은 “비밀병기 수준으로 북미 정상회담 물밑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고 김 위원장이 키우고 있다”(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영어가 탁월해 회담 파트너로서 미국이 굉장히 좋아하고 외교 감각이 뛰어나다”(변상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는 평을 받는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며 대외부문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도 첫 북미정상회담에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첫 회담에 김영철 부위원장과 둘만 배석했고, 김 위원장은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김 제1부부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북한 중국 고위급 인사와 회동에도 자주 등장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다롄방문 때에는 시 주석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조선중앙TV에 공개되기도 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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