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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신약 임상 중단…"사업성 변화에 결단" 반전 기회 될수도

[이슈&워치-악재만은 아닌 신약 임상 중단]

오름테라퓨틱·LG화학·지놈앤 등

줄줄이 개발 중단하며 전략 수정

추가비용 아낄수 있어 효율 제고

"정확한 정보 제공, 시장성숙 계기"





오름테라퓨틱(475830)이 이달 28일 유방암 신약 후보물질 임상을 취하하는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개발 중단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이 이 사실을 공시한 당일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지만 임상 중단을 악재로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임상에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진행 중에 시장성이 떨어지는 점을 발견하면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전략을 수정하는 피봇이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오름테라퓨틱을 포함해 LG화학(051910), 지놈앤컴퍼니(314130),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이 잇달아 진행 중이던 임상을 중단했다. 금융투자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급락하는 반응이 나타났지만, 사안에 따라 다시 회복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사업성 없는 신약 개발에 추가 비용을 투입하지 않는 전략이 오히려 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임상을 자진 취하한 ‘ORM-5029’ 대신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 ‘ORM-1153’을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재조정했다. ORM-1153은 오름테라퓨틱의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인 ‘티피디 스퀘어(TPD²)’ 기술을 활용해 개발된 첫 번째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치료제다. DAC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구성하는 약물(페이로드)에 독성물질 대신 표적단백질분해제(TPD)를 결합한 기술이다. 회사 측은 “ORM-1153은 전임상 연구에서 강력한 항종양 효과를 나타냈고 비인간 영장류 모델을 포함한 실험에서 우수한 안전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임상 단계에서 성과가 뛰어나 상업화했을 때 시장성이 있는 후보물질에 더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임상중단인 것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한 시간과 비용 등이 아까워 쉽사리 개발을 중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름테라퓨틱은 용기있는 결단을 했다"면서 "글로벌 경쟁 현황, 임상 결과 등 여러 이유로 접어야 하는 신약 프로젝트는 빨리 접어야 추가 비용 투입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오름테라퓨틱은 설립 후 첫 아이템으로 잡았던 ‘세포 침투 항체 플랫폼’의 약효가 충분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DAC로 사업을 전환했다. 이후 3년 만에 대규모 기술이전 2건을 체결하며 피봇에 성공했다. 당시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해 오히려 투자자의 신뢰를 얻고 시리즈 B 투자에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외에도 올들어 LG화학은 지난달 통풍 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 글로벌 임상 3상 중단을 발표하면서 “임상 결과 안전성 및 위약 대비 우월성을 확인했으나 상업화 가치를 고려한 전략적 자원 재배분 결정에 따라 임상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개발에 공을 들이며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항암제 분야에 개발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놈앤컴퍼니도 지난달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 치료제 ‘GEN-001’의 담도암 환자 대상 국내 임상 2상을 자진 철회했다.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GEN-001의 병용요법을 평가하려고 했지만, 임상이 진행 중이던 사이 키트루다와 화학 항암제 병용요법이 1차 치료요법으로 승인돼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대신 ADC 중심으로 전반적인 사업 전략을 바꾸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파이프라인 재정비는 자주 발생하는 일이다. 글로벌 빅파마 사이에서도 시장 변화에 따른 신약 개발 중단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신속한 개발 중단이 오히려 바이오 업계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많은 국내 바이오텍이 임상에 실패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정공법’이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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