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변동성은 커지고 지난 2월 주가는 단기간 10% 이상이 하락하는 조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시장 환경을 액티브 운용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과거 금융위기 이후 액티브 펀드가 정말 유용한 지에 대한 의구심은 커졌고 패시브 펀드로 대거 자금이 유입됐다. 액티브 펀드는 일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수년간 강세장이 이어지고 펀드자금이 활발히 유입되면서 알파 창출에 목적을 둔 액티브 펀드 산업은 큰 성장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액티브 운용사들은 벤치마크 지수에 가까운 종목 구성으로 펀드를 운용하기 시작했으며,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가 제한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종목 발굴과 시장지수를 쫓지 않은 상위 20%의 액티브 펀드들은 벤치마크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중요하게 살펴볼 사실은 액티브 운용사들의 성과가 시장환경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1990년대 말 IT 버블에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이후 양적완화에 이르기까지 주식시장은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이 기간 동안 전체 액티브 운용사의 21%만이 시장수익률을 초과했으며, 이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는 액티브 운용사의 50%가 벤치마크를 상회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성과 패턴은 전체 시장수익률의 흐름이 좋은지 나쁜지에 따라 액티브 펀드의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모든 종목이 오르는 강세장에서는 개별종목별 수익률에 차이가 별로 없다. 이처럼 종목별 분산도(dispersion)가 낮아지면 알파 창출 여력은 낮아지는 반면 반대의 경우는 수익은 높아진다. 베타와 알파 사이 관계의 핵심은 변동성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종목별 분산도도 높아지고 액티브 운용에 유리한 시장여건이 조성된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높다. 1·4분기 S&P지수 변동폭이 1%를 넘은 일수는 작년 한해 보다 많았다. 양적완화의 종료,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세계화에 반하는 포퓰리즘과 같은 지정학적 우려 등이 더욱 변동성을 키웠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가능성이 대표적 사례이다. 시장이 하락하거나 좋지 못하더라도 액티브 운용사들은 문제가 될 만한 종목들은 비켜가고 재량을 발휘하면서 하락장에서도 포트폴리오를 보호할 방어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액티브 운용의 성장이 구조적 문제를 가져왔던 것처럼 패시브 자산의 급속한 성장도 큰 도전을 맞고 있는 셈이다. 풍부한 자금이 유입된 패시브 펀드들은 몇몇 종목만을 끌어 올리며 위험성을 높였다.
패시브와 액티브 중 어느 것이 더 유익한 지에 대한 논쟁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오늘날 두 가지 접근 전략 모두 시장 상황에 따라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예상되는 시장 흐름을 감안한다면 변동성이 증가하는 때에 액티브 운용의 잠재력을 간과하는 것은 뼈아픈 실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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