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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시개입 공개 '선방'했지만.. 원高 땐 투기세력 타깃 우려

정부, 6개월마다 순매수액 공개

시장규모 작고 개방도는 높아

한국 상대 '테스트' 늘어날 수도





정부가 미국 등 국제사회 요구에 따라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6개월마다 외화 순매수액을 공개하기로 했다. ‘더 자세한 패를 공개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맞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외 개방도가 높은 우리 금융시장엔 정보 공개 자체가 부정적이고 환투기 세력의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기획재정부는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 등 외환당국이 실시한 외환 거래 내역을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6개월간 외화를 사들인 액수에서 판 액수를 뺀 순액을 3개월 후 공개하는 방식이다. 당장 올 하반기 거래 내용을 내년 3월 공표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공개 주기가 3개월로 짧아진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보 비공개에 따른 불필요한 오해를 줄고 대외 신인도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 수준도 우리 당국의 패가 덜 드러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나라 대부분은 공개 주기가 1개월 이내다. 내년부터 정보 공개가 실시돼도 시장에 큰 영향이 없으리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불안을 얘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외환 당국의 운신의 폭이 이전과 같을 수는 없는 상황에서 원화 강세 경향이 강해지면 급격한 시장 변동을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 하반기 대북 정책이 잘 풀려 원화 강세가 본격화되면 환투기 세력 등의 시장 테스트가 많아질 것이고 이때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미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금융 시장 규모가 선진국보다 작고 대외 개방도는 높아서 이런 우려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원화 강세에 적절히 대처를 못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엔 직격탄이다.

향후 미국이 정보 공개 수준을 강화하라고 압박할 소지도 있다. 미국은 지난달 환율보고서에서 1년 주기로 정보를 공개하는 스위스에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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