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000030)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함에 따라 우리종금(010050)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종금이 증권사 전환이나 자본금 확충 등을 통해 지주 내 비은행 사업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종금은 장 초반부터 급등해 가격제한폭(29.92%)까지 치솟아 상한가(786원)를 기록했다. 이날 우리은행이 “종합금융그룹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주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며 투자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4만주와 24만주를 사들였다.
우리종금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은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자회사 투자 한도가 늘어나 우리종금을 중심으로 비은행권 사업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은 “지주사 전환 후 우리은행의 다음 행보는 필연적으로 증권·부동산신탁·자산운용사 등 적극적인 비은행 자회사 강화 움직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출범하는 등 자본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이미 지주체제를 갖춘 KB·신한·하나금융 등은 금융투자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전체 수익의 90%가량을 은행에서 내고 있을 만큼 비은행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해 우리종금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이다. 우리종금은 유일한 전업 종합금융사로 증권사 업무 중 일부가 가능하지만 금융투자 관련 업무 등을 위해 인가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징계다. 우리종금은 1994년 투자금융사에서 종금사로 전환하면서부터 종합금융사 법에 따라 외환·장외파생 관련 업무를 해왔다. 그러다가 2007년 자본시장법이 바뀌면서 종금사가 금융투자업을 하려면 금융당국에 겸업 업무 신고를 해야 했는데 우리종금이 이를 누락하고 영업한 것이 문제가 됐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의 한 관계자는 “검사는 마쳤으며 징계수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달 징계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중징계를 받더라도 시일의 문제일 뿐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을 가로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의 또 다른 관계자도 “수위가 세더라도 (증권사 전환을 원할 경우) 기간이 더 길어지겠지만 원천적으로 증권사 전환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이 합병 전 현대증권 시절의 징계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다른 증권사를 인수합병(M&A)하거나 새로운 증권사 라이선스를 받는 것에 물리적·시간적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우리종금이 결국은 증권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증권사로 전환되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알지만 아직까지 금융당국의 징계도 나오지 않았고 증권사 전환은 검토 중인 사안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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