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용부진의 후폭풍으로 이어진 최저임금에 대해 “특정 연도를 목표로 두기보다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며 속도 조절 필요성을 시사했다.
김 부총리는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린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급등하면서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자영업자들도 어려워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지난 16일에도 “경험이나 직관으로 볼 때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 6,470원에서 올해 7,530원으로 16.4% 인상됐다. 최저임금을 앞으로 2년간 동일 비율로 인상해 2020년 1만원을 달성하려면 내년에 8,678원, 2020년 1만원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기저효과 등 여러 요인 감안 해도 고용증가 예상보다 7만 명 적어”
“4월 수출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3% 성장 경로 유지 중” 지적도
김동연 부총리가 23일 최저임금 공약의 신축성을 강조한 데는 4월의 ‘고용 쇼크’가 발단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12만3,000명으로 3개월 연속 증가폭이 10만명대에 머물렀다. 김 부총리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나 기저효과, 일자리가 늘지 않는 반도체 중심 성장, 조선·자동차 구조조정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는 (자체) 전망보다 7만명 정도 적었다”며 고용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적절한 인상을 통해 양극화 등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시장과 사업주에게 어느 정도 수용성이 있는지도 같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단기대책만으로는 안 되고 구조적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투트랙’이 필요하다”며 “이번 정부 내내 추진하고 다음 정부도 그런 노력을 당연히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또 최근 경기상황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서도 “한국 경제가 3% 성장경로를 유지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이어갔다. 그는 “4월 수출은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했고 5월에는 다시 늘고 있으며 투자나 소비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지표를 여러 각도로 해석할 수 있는 시그널(신호)은 있다”며 ‘경기침체 초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그는 “유가 상승이나 일부 국가의 신용불안 등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성장경로를 지속해나갈 수 있도록 경제주체의 심리를 북돋고 시장을 보다 활성화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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