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습니다.
여전히 낮은 물가상승률과 고용 시장 악화, 미·중 무역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탓인데요. 경기에 대한 확신이 없어 그간 유력했던 7월 인상설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이주열 총재가 신흥국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고 알리며, 그간 힘이 빠졌던 7월 인상설의 불씨를 남겼습니다.
이 총재는 지난달과 달리 앞으로 통화 정책 방향의 고려사항 중 ‘주요국의 통화 정책 정상화 속도’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는 점에섭니다.
[녹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주요국의 통화 정책 정상화 속도, 대외 교역 여건, 가계부채 등 국내외 여건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습니다.”
이는 미국의 금리 결정에 대한 고려 우선 순위가 한층 올라간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음 달 미국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은행 금통위는 열리지 않습니다.
실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미간 금리 역전 폭은 0.50%포인트까지 확대된 채로 적어도 7월 금통위까지 유지됩니다.
자금은 금리가 높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국내에 들어온 해외 자본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은 이때 더 커지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경기 부양을 위해 낮은 금리를 유지해온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을 미루며 버티기 어렵습니다.
특히 최근 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국에서 자본유출이 확대되고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을 키웁니다.
이주열 총재도 “최근 일부 신흥국에서 나타난 금융불안은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에 상당 부분 기인했다고 본다”며 “신흥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총재는 “자본유출은 금리 차이 외에도 기초 경제 여건에 기인한다”며,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일부 신흥국들은 정책금리가 오히려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일부 신흥국 금융불안이 다른 국가로 확대될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반적인 평가는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훈규기자 carg29@sedaily.com
[영상취재 김동욱/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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