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돌려보내 죽상동맥경화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관여하는 유전변이 4개를 최초로 발견했다.
특히 CDKAL1 유전자의 특정 부위 4곳 중 1곳이라도 변이(염기서열 변화)가 있으면 1곳도 변이가 없는 사람에 비해 ‘콜레스테롤 유출능력(CEC)’이 좋아 죽상동맥경화증·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이상학(심장내과)·지헌영(약리학교실) 교수팀은 심장혈관질환자에서 콜레스테롤 유출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변이를 확인해 유럽동맥경화학회 학술지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에 발표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 등 지방질이 쌓이고 염증·세포증식이 일어나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심해지면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같은 심혈관질환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일차로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심장동맥)이 좁아진 607명의 CEC를 측정하고 CEC와 유의한 관련이 있는 631개 유전자 변이(염기서열 변화)를 찾아냈다. 이어 158명을 추가로 분석해 5개의 CEC 관련 유전자 변이를 확인했다. 이 중 CDKAL1에 위치한 4개의 변이는 다른 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CEC와 유의하게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몸 속 콜레스테롤은 고밀도지단백(HDL)이나 저밀도지단백(LDL)과 결합해 간 또는 혈관으로 이동한다. HDL은 LDL과 반대로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보내 각종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이 교수는 “CEC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한데 이어 세부 CEC 기전(메커니즘)을 연구 중”이라며 “연구가 결실을 거두면 CEC를 촉진해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치료제 개발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혈중 HDL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을수록 CEC 능력도 컸다. 체질량지수(BMI), 음주 여부, 혈중 중성지방·LDL 콜레스테롤 농도, 스타틴 계열 약물(고지혈증 치료제) 복용도 CEC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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