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0’은 제네시스가 D세그먼트의 강자 BMW ‘320d’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를 겨냥해 내놓은 스포츠 세단이다. 가솔린 3.3터보(T)가 고성능을 지향했다면 2.0T는 퍼포먼스와 효율에 포커스를 맞췄다. 2.2D는 가솔린 모델보다 효율에 더 중점을 뒀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2.2D 4륜구동 모델(HTRAC)의 운전대를 잡고 서울~통영 고속도로 왕복 700㎞를 달려봤다. 2.2D 모델 직전에 경험해봤던 3.3T는 폭발적인 가속력을 자랑했다. 분당엔진회전수(rpm)가 치솟는 고속 영역에서 빠른 변속과 핸들링이 강점이었다. 370마력, 52.0㎞·m를 자랑하는 3.3T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 튀어나가는 펀치력이 인상적이었다. 이에 비해 202마력, 45㎞·m인 2.2D의 힘은 다소 부족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렇지만 2.2D는 점잖으면서도 전체적으로 잘 조율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시동을 걸었을 때 묵직하게 들려오는 디젤 엔진 소리는 ‘G80’급 세단에 앉아 있는 느낌을 준다. 제네시스는 디젤 엔진의 진동과 소음도 잘 잡는다. 엔진 회전 질감이 부드러워 도심 주행 때도 고급 세단의 감성을 전달한다.
2.2D의 진가는 고속 주행이다. 3.3T와는 완전히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계기판의 속도계가 일반 차의 한계속도까지 꺾일 때까지도 꾸준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최대 토크가 1,750~2,750rpm, 최고 출력은 3,800rpm에서 나와 가속 초반에는 토크감이 우수하고 꾹 밟으면 고출력이 느껴진다. 낮게 설계된 차체와 시트는 곡선구간에서 안정감과 경쾌함을 전달한다. 단단한 하체는 차선을 날카롭게 진입할 수 있게 돕는다. 일반적인 주행을 하며 가끔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는 부족하지 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고속도로를 정속주행 때 ℓ당 18㎞를 넘나드는 연비는 덤이다. 한껏 ‘펀(fun) 드라이빙’을 즐기고도 ℓ당 연비는 13㎞를 넘어간다. 고속도로주행보조(HDA) 등 첨단 사양도 동급 경쟁 차종들을 압도한다. G70에서 언제나 아쉬운 점은 낮은 시트 포지션 탓에 다리 공간이 좁게 느껴지는 뒷좌석. 평소 뒷좌석에 타는 동승자가 없다면 매혹적인 외모와 잘 조율된 주행성능을 갖춘 프리미엄 ‘펀 카’로 손색없다. 가격은 4,080~4,575만원.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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