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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 눈치보기에…표류하는 쇼핑몰

창원 스타필드·상암 롯데몰 등

대기업 유통점포 건립 여부

지방선거 앞두고 줄줄이 미뤄

지자체, 사실상 중재의무 포기

주민들 "소비자권리 외면" 불만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주민의 표심을 의식한 지자체가 민감한 유통 관련 이슈를 줄줄이 선거 뒤로 미루고 있다. 현재 대기업 유통점포가 지역 상인과 마찰을 빚고 있는 곳은 신세계 스타필드 창원, 이마트(139480) 전북 익산·부산 중동 노브랜드 매장, 롯데몰 군산점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최근에는 서울시가 소상공인들의 반대로 5년째 표류 중인 롯데그룹의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복합쇼핑몰 건립 여부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이병태 컨슈머워치 대표는 “유통산업발전법, 상생발전합의 등으로 인해 결국 기업이 지역상인과 뒷돈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정부가 사업자 간 경쟁을 시켜야 하는데 약자 보호 프레임에 빠져 소비자 편익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진 쇼핑몰 = 지난 23일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롯데 상암 쇼핑몰의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심의한 결과 ‘보류’ 결정을 내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원이 7월 하순까지 조정 시간을 줬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후 6월 말 열리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심의 안건으로 올릴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군산지역 상인회와 갈등을 빚어온 롯데몰 군산점 역시 선거 이후로 밀렸다. 상인회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냈던 사업조정 신청을 일단 철회하고, 선거 이후 재신청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중기벤처부가 과태료 부과 후 바로 사업조정 심의에 들어가면, 막상 상인들에게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히려 현재 시장 후보들이 내건 갈등 조정 약속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신세계가 경남 창원시에서 추진하던 복합쇼핑몰 신세계 스타필드도 마찬가지다. 시는 스타필드 건축허가를 선거 후 차기 시장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공식화한 상태다. 이밖에도 전국 곳곳에서 진행 중인 유통 건립 사업이 지자체 선거 이후로 미뤄지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선거 이후로 유통시설 심의를 미루고 있는 분위기이다”고 말했다.



◇ 지자체 중재 포기…‘소비자 권리’는 고려치 않고 =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지역 상인 사이 중재자 격인 지자체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여당이

더욱 강화 된 유통규제를 추진 중인 가운데 선거를 앞두고 지자체들이 아예 중재에 나서지 않으려 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선거 이후 새 지자체장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작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소비자 권리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상암동 일대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롯데몰 사업이 5년째 표류하며 상권 형성은 물론, 예정됐던 5,000여 명 규모의 채용계획도 보류됐기 때문이다. 서부지역발전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롯데 부지가 5년 넘게 방치되며 지역 상권이 엉망이 되고 주민 피해도 크다”며 “때문에 시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적 포퓰리즘 때문에 유통 대기업들은 신규투자를 포기하고, 소비자 선택권도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해외 진출에 나서지만 중국에서처럼 큰 손해를 보거나, 베트남처럼 수익이 낮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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