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미국의 쿼터제가 시행되기 전에 미국 수출 물량을 밀어내기 한 업체는 내년 대미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부 철강업체들이 쿼터제 발효 전 미국 수출 물량을 대거 쏟아내는 바람에 일부 품목의 올해 할당량이 동나 최근 미국 내 철강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보지 못하는 등 철강업계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철강협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강협회는 내년 업체별·품목별 대미 수출 물량 쿼터를 배분하면서 미국의 철강 쿼터 발효 전 밀어내기로 물량을 쏟아낸 업체에 대해서는 수출 물량을 줄이는 식으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며 늦어도 오는 10월까지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내년 수출 물량이 배에 선적되는 11월 이전에 업체별·품목별 배분 물량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철강협회가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철강업체들이 각자도생 전략을 취하면서 업계 전체에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미국 내 철강 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20~30% 정도 올랐지만 국내 업체들은 상반기도 채 지나기 전에 물량이 동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미 파일용 강관, 방향성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냉연 등 9개 제품이 올해 수출 쿼터를 초과했으며 강관 제품도 올 상반기 중 물량이 다 소진된다.
아울러 한국 업체들의 밀어내기에 미국 정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점도 철강협회가 대응책을 마련하는 배경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 측이 협상 과정에서 한국 업체들의 밀어내기 행태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그간 철강업계에 밀어내기를 자제해달라고 부탁을 했다”며 “실제 밀어내기로 인해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철강협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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