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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무노조 경영' 삼성전자 첫 노조 생겼다

고용부 "설립 신고 수리" 통보

그룹 핵심 계열사로는 사상 처음

합법적 노조활동 보장한다지만

퇴직 앞둔 고참직원 2명이 주체

일각선 "勢 불리기 쉽지않을 듯"

창업주 때부터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삼성전자(005930)에 최근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삼성 계열사 8곳에 노조가 있지만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에 정식 노조가 들어선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이로써 삼성그룹의 62개 계열사 중 노조가 설립된 계열사는 총 9곳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합법적 노조활동을 보장한다면서도 향후 노조의 세(勢) 확대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은 지난 2월 삼성전자 한국총괄 소속 영업직 직원 2명이 낸 노조 설립 신고를 수리했다. 이는 삼성전자 내에 정부가 인가한 정식 노조가 설립됐다는 의미로 고용부는 이 같은 사실을 삼성전자에도 통보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최초 설립 당시 인원인 2명은 노조 설립을 위한 최소 인원”이라면서 “현재는 인원이 더 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고용부가 인가한 노조가 세워진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에 노조를 조직한 주체는 퇴직을 앞둔 고참 직원들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노조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에는 가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관련 법에 따라 사측을 상대로 한 단체교섭권을 확보하고 있다.

재계는 단 2명이라도 삼성전자에 정식 노조가 설립됐다는 사실 자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조 가입자 수가 늘어나 삼성전자 내 노조활동이 본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최근 하청업체 직원 8,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삼성 내부나 삼성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노조가 세를 불리기는 만만찮을 것으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 직원들이 동종업계는 물론 국내 최고 수준의 처우를 받고 있고 체화된 기업문화도 노조의 필요성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삼성물산 에버랜드(삼성지회)·삼성SDI·에스원·삼성웰스토리·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엔지니어링·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 8개 삼성 계열사에 노조가 있지만 가입자 수가 적어 존재감이 약하다. 재계의 한 임원은 “복수노조도 허용되는 시대에 삼성도 평판관리가 중요한 만큼 무작정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이번 일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여타 계열사로 노조 설립이 확대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피력했다. /한재영·이종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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