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대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북한을 비롯한 북방 사업 강화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3일 북한과 러시아 연해주, 중국의 동북 3성을 아우르는 북방지역 연구와 협력사업을 위한 ‘북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북방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북방 TF는 오성엽 롯데지주(004990) 커뮤니케이션실장 부사장이 단장을 맡았으며 롯데지주 내 공유가치창출(CSV)팀, 전략기획팀 임원, 식품·호텔·유통·화학 사업부문(BU) 임원,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북방 TF는 이미 북방 지역에 진출한 식품·관광 계열사를 활용해 해당 지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비롯한 북방 지역에 문화·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정부와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 연구에도 참여할 예정”이라며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금강산 특구, 개성공단 자재 운송 경험이 있는 만큼 물류 분야에서도 경협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바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롯데의 북방 지역에 대한 관심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1995년 그룹 내 북방사업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과의 경협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1997년에는 북한의 조선봉화사와 함께 초코파이 투자를 추진하기도 했다. 1998년에는 정부로부터 ‘남북협력사업자’로 승인받고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지만, 당시 정치·경제적 여건이 무르익지 않아 사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 2014년에는 개성공단에 초코파이, 칠성사이다 등의 제품을 공급한 바도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과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도 얻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호텔과 연해주 영농법인 및 토지경작권을 인수한 바 있다. 중국 동북 3성 지역에 있는 선양에서는 테마파크를 비롯한 대규모 주거·쇼핑·관광단지인 ‘선양 롯데월드’를 건설 중이다.
오 부사장은 “우선 인도적 차원의 지원과 사회·문화적 교류활동을 확대해 북방 지역과의 관계 강화에 힘쓸 것”이라며 “그룹의 역량을 모아 정부의 북방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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