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 기준 만도(204320)의 국내 공장 평균 가동률은 67% 수준에 그쳤다. 브레이크 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말 73%에서 66% 수준까지 떨어졌다. 군산공장 폐쇄로 한국GM 물량이 대폭 준 영향이다. 최대 고객사인 현대·기아차가 내수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이미 국내 자동차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된 지 수년째다. 반대로 최저임금은 무서운 속도로 오르고 오는 7월부터 근로시간은 주 52시간을 넘길 수 없다. 국내 시장 다음으로 비중이 큰 중국 시장 역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반면 인도는 지난 2015년 우리나라의 연간 자동차 생산 대수를 추월했고 멕시코는 지난해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들 국가의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10% 안팎에 달한다. 정몽원(사진) 만도 회장이 인도와 멕시코 등 신시장에 1,000억원가량의 대규모 설비 투자를 결정한 배경이다.
만도는 인도 첸나이에 위치한 인도 1공장의 설비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 초 증축 작업에 돌입했고 완공은 12월이 목표다. 2006년 인도 1공장 준공 이후 사실상 첫 번째 대규모 증축이다. 증축 면적은 1만6,524㎡로 기존면적(1만1,638㎡)을 넘어선다. 우선 현대차와 포드·GM 등 기존 고객으로부터 확보한 수주 물량이 늘었다. 기존 설비로는 인도 1공장에서 생산하는 전자식 조향장치(C-EPS)를 고객사에 납품하기 빠듯하다는 판단이다. 현지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만도는 압축공기브레이크(EBS) 생산 라인을 신설해 내년부터 현지 업체들에 납품할 계획이다. 만도 관계자는 “4,500억원 수준인 인도 1공장과 2공장의 연간 매출액을 1조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멕시코 공장은 설계 변경을 포함한 증설 작업에 돌입했다. 브레이크 등 제동장치는 물론 조향장치와 서스펜션 등으로 생산 품목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만도 멕시코 공장 매출액의 70%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과 GM 공장 물량이 담당한다. 나머지 30%는 미국 수출 물량이다. 만도는 이번 증설을 포함해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1,500억원을 투자해 매출처를 다변화한다는 목표다. 대상은 폭스바겐과 혼다·마쓰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다.
만도는 인도와 멕시코 등 신시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국내 시장 비중을 대폭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5%를 기록했던 국내 매출액이 2020년 38% 수준으로 줄어들고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 의존도 역시 현재 56%에서 2022년 43%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성호·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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