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004800)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 짓고 ‘뉴효성’으로 새 출발했다.
3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효성과 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중공업·효성화학 등 총 5개사는 지난 1일 등기를 완료하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각 회사는 오후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 11명, 사외이사 20명의 이사진을 선임했으며 이어 조현준 효성 회장은 5개 기업 이사회 의장과 함께 통합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체제에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상생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조 회장은 “효성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명한 경영활동에 집중하고 동시에 경쟁력을 높여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뉴효성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조 회장은 ‘뉴효성’의 성장을 견인할 4개 사업회사 경영진을 생산현장과 업계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들로 채웠다. 섬유소재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효성티앤씨는 김용섭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스판덱스 연구원으로 시작해 브라질 스판덱스 법인장, 스판덱스 PU(Performance Unit)장을 역임한 스판덱스 최고 전문가다. 타이어코드를 비롯한 산업소재사업이 중심인 효성첨단소재는 황정모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뽑았다. 황 대표는 타이어코드 생산과 기술 책임자로 일하며 품질 안정화와 기술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 효성중공업은 문섭철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며 효성화학은 박준형 사장을 대표로 앉혔다. 문 부사장은 초고압 변압기 영업과 생산 부문을 총괄해왔고 박 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화학 부문 전문경영인의 길을 걸어왔다.
조현상 사장은 ㈜효성의 사내이사직을 맡았다. 지주사 전환과 맞물려 주력 계열사 중 한 곳의 경영을 맡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당분간 조 회장을 도와 뉴효성의 지주사 정착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인 ㈜효성의 대표이사직은 조 회장과 김규영 사장이 맡았다.
효성그룹이 완전한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남은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우선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을 어떻게든 정리해야 한다. 효성캐피탈이 조 사장이 이끄는 효성그룹의 수입차 사업과 관계가 있는 만큼 조 회장 형제간의 역할 분담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효성에 대한 지분 확대도 이뤄져야 한다. 조 회장은 ㈜효성 지분 14.59%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석래 전 회장이 10.18%, 조 사장이 12.21%로 이들 부자가 총 36.98%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지는 않지만 조 회장의 지분이 압도적이지 않은 만큼 사업회사 주식과의 스와프, 추가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지배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계열사 실적 개선도 조 회장이 챙겨야 할 부분이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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